“너도 탔어?”...매출 3조 클럽 날아오른 저가항공, 새 판짜기 돌입 [나기자의 데이터로 세상읽기]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2024. 10. 2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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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로 새판 짜기 나서는 LCC 업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인해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도 합병
‘통합 LCC’, 내년부터 LCC 1위 전망
대명소노그룹, 에어프레미아·티웨이
2대 주주 되면서 최근 존재감 과시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확보 예상돼
1위 제주항공은 M&A 모색 검토
제주항공 항공기
코로나19로 자금난을 겪었던 항공업계가 팬데믹 이후 여행수요 폭발로 인해 살아나고 있습니다. 특히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가 바로 LCC(저가항공사) 업계인데요.

고물가 시대를 맞이해 ‘가성비 여행’이 늘어나면서 저가항공이 소비자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제주·일본·중국·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만 주로 취급하던 저가항공이 앞으로는 미주·유럽 노선도 더욱 늘려나갈 예정이죠. 소비자 선택권 향상 측면에서 긍정적인 일입니다.

이번 연재기사에선 LCC 업계의 현주소, 그리고 향후 M&A에 따른 개편방안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LCC 올해 상반기 ‘3조 클럽 가입’
공시된 LCC 5곳(제주항공, 티웨이,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3조1713억원입니다. 여기에 아직 매출액이 공시되지 않은 이스타항공,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3사 합산 매출액도 수천억원에 이를 전망입니다. LCC 업계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3조5000억원 이상을 무난히 넘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올해 상반기 아시아나항공 매출액(4조242억원)과 비견되는 숫자입니다. 대한항공(올해 상반기 매출액 8조6937억원)이 아시아나항공을 올해 말 혹은 내년에 합병하게 될 경우 ‘매출 12조원’이란 공룡 FSC(대형항공사)가 탄생합니다. 다만 공정위 조치 등에 따라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에도, 미주·유럽·중국 등 일부 노선의 운수권과 슬롯을 타 업체에 줘야 합니다.

LCC 업계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합병’ 부산물로 추가적인 노선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는 LCC 업계에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봐도 LCC 업계의 전망은 밝습니다.

항공업계 올해 상반기 매출액. LCC 5사 매출액이 3조원대에 이른다. 공시 안된 LCC(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등)의 매출액까지 합하면 아시아나항공 매출액(4조원)에 근접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Canva로 작업>
글로벌 민간항공기 시장규모는 2023년 약 3503억 달러서 2032년 5439억 달러로 연평균 약 4.8% 성장할 전망(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익스퍼트마켓리서치 추산)입니다. 반면 각종 조산기관선 LCC 업계의 향후 10년간 연평균 성장률을 9~16%로 예상합니다.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LCC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 예상한 것이죠.
에어프레미아·티웨이 2대주주 된 대명소노
현재 국내 1·2위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의 합병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국 법무부(DOJ)가 최종 승인만 하면 해당 합병은 이르면 11월경 마무리될 전망입니다.

그렇게 되면 두 회사 자회사인 진에어(대한항공)와 에어서울·에어부산(아시아나항공)도 합쳐지게 됩니다. 올해 상반기 3사의 합산 매출액은 1조4177억원에 달합니다. 연간 기준으로 매출액 3조원에 근접한 ‘통합 LCC’가 탄생하는 겁니다.

그동안 LCC 업계는 제주항공(1위·올해 상반기 매출액 1조49억원), 티웨이항공(2위·올해 상반기 매출액 7487억원)가 가장 두각을 나타냈었고,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이 그 뒤를 잇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통합 LCC’가 탄생하면, LCC 업계 1위를 가져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에어 B737-800<진에어>
이에 1위 제주항공은 발등에 불이 붙었습니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지난 7월 CEO 메시지를 통해 “사모펀드가 투자한 항공사들은 언젠간 매각 대상이 될 것이고 향후 M&A 기회가 왔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가 중요하다”라며 M&A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죠.

이 상황서 최근 LCC업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대명소노그룹입니다.

쏠비치, 리조트 소노, 비발디파크 등을 운영하는 대명소노그룹은 도합 2300억원을 들여서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2대 주주’가 됐습니다.

대명소노그룹은 사모펀드 JKL파트너스로부터 티웨이항공 지분 26.77%를 1898억원에 사들였고, 티웨이항공 1대 주주인 예림당(30.05%)과 약 3.3%포인트의 격차가 있는 상황입니다.

아울러 대명소노그룹은 사모펀드 JC파트너스로부터 에어프레미아 지분 11%를 471억원에 사들였고, 향후 내년 6월경 JC파트너스가 보유한 나머지 11% 에어프레미아 지분도 이보다 더 웃돈을 주고 사들일 예정입니다. 에어프레미아 1대 주주인 AP홀딩스(44%)와도 협상할 예정이고, 만일 협상이 결렬될 경우 기존 주주 간 계약에 따라 시장에 나오는 AP홀딩스 지분(44%)을 사들이는 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에어프레미아 항공.
IB 업계 관계자는 “대명소노그룹은 당장은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획득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미주 노선이 있는 에어프레미아가 유럽 노선을 배분받은 티웨이항공에 비해 성장성이나 안정성이 더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주노선은 교민 수요가 50%를 통상적으로 충당해주기 때문에, 여행수요 위주여서 성수기·비성수기 간 수익성 차이가 큰 유럽노선보다 알짜 노선으로 분류됩니다.
통합 LCC·대명소노·제주항공, LCC 판도 바뀐다
종합하면 기존 LCC 업계는 ‘제주항공-티웨이항공-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이스타항공-에어프레미아’ 순이었는데요.

중위권을 형성하던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이 ‘통합 LCC’가 되면서 내년에 1위로 등극할 전망입니다.

그리고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에항공(유럽)과 에어프레미아(미주) 2대 주주로 부상하면서 LCC 업계서 새로운 ‘메기’가 됐습니다.

서준혁 소노인터내셔널 회장
대명소노그룹은 내년까지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인수에 열을 올리면서, 당분간은 티웨이항공은 2대 주주로서 전략적투자자(SI) 지위로 남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IB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위주의 티웨이항공 노선과 미주 노선 위주인 에어프레미아를 연계시키면서, 대명소노그룹의 미주·유럽 호텔 및 리조트 사업과 연결하는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아직 유럽노선 역량이 검증이 안 된 티웨이항공에 대해선 대명소노그룹이 무리하게 경영권을 인수하기보다는 2대 주주로 남는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기존 1위 업체인 제주항공 입장에선 현금성 자산이 3639억원(올해 6월 말 기준)이나 있기 때문에, 타 후보군을 인수하면서 몸집을 불려야 하는 처지입니다.

다만 IB 업계에선 제주항공이 현금성 자산 상당수를 비행기 유지보수로 써야 하기 때문에 실제 현금은 부족할 것이란 말도 나옵니다. 아울러 모기업인 애경그룹도 AK플라자(백화점)가 2020년 이후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어서 모기업의 지원여력도 크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옵니다.

또 다른 IB 업계 고위 관계자는 “제주항공 입장에선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위해선 장기 노선을 보유 중인 에어프레미아를 인수해야 하는데 대명소노그룹이 에어프레미아 입찰전에 들어와버렸다”며 “제주항공 입장에선 사업 확장을 위한 고심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국내 LCC 업계는 앞으로 여러 M&A를 통해 ‘몇 개 사업자’로 재편되는 과정을 겪게 될 전망입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인해 경쟁이 사라지면서 소비자 편익이 줄어들 것이란 부정적인 관측도 많았는데요. 공정위 조치 등으로 인해 대한항공이 합병 후 향후 10년간 미주·유럽·중국 등 노선서 슬롯·운수권을 타 항공사에게 줘야 하는 만큼, 국내 LCC 업계도 이를 기반으로 몸집을 키워서 소비자 편익이 저해되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앞으로 LCC 업계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지켜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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