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 천국·3차전 지옥' KIA 전상현, 희비 엇갈린 공 2개...'이럴수가'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 KIA 타이거즈의 필승 계투 전상현(28)은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 서스펜디드게임에서 공 2개로 팀을 살렸다.

21일에 열린 KS 1차전은 KIA가 0-1로 뒤진 6회초 무사 1,2루 위기에서 우천 중단됐고, 서스펜디드게임 선언으로 23일 같은 상황에서 경기가 재개됐다.

전상현은 공 2개로 경기 흐름을 바꿨다.

초구로 포크볼을 던져 김영웅의 번트 시도 여부를 확인한 뒤 2구째 직구를 던졌다.

김영웅은 번트를 시도했고, 공은 KIA 포수 김태군의 앞에 떨어졌다.

김태군은 이 공을 3루에 던져 2루 주자 르윈 디아즈를 잡았다.

삼성의 작전이 실패로 돌아가자 경기 흐름은 급격하게 KIA로 쏠렸다.

삼성은 6회 공격에서 점수를 뽑지 못했고, KIA는 해당 경기를 5-1로 잡았다.

기세를 올린 KIA는 KS 2차전에서도 8-3으로 낙승했다.

전상현이 김영웅을 상대로 던진 공 2개는 KS 1,2차전의 향방을 결정했다.

그는 KS 1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상(MVP)도 받았다.

공 2개로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맛본 전상현은 이틀 뒤에 열린 KS 3차전에서 공 2개로 인생 최악의 순간을 겪었다.

그는 2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S 3차전 삼성과 방문 경기 1-2로 추격한 7회에 팀 세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했다.

그는 첫 타자 김헌곤을 상대로 초구 143㎞ 직구를 스트라이크 존 상단으로 던졌다. 실투였다.

이번 가을야구에서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하는 김헌곤이 이 공을 놓칠 리 없었다.

김헌곤은 기다렸다는 듯 풀스윙해 왼쪽 담장을 넘겼다.

전상현의 악몽은 계속됐다. 그는 후속 타자 박병호를 상대로 138㎞ 슬라이더를 던졌다.

공은 박병호가 좋아하는 코스, 스트라이크 바깥쪽 경계선에 걸쳤다.

베테랑 박병호는 그대로 밀어 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폭발했다.

공 2개로 홈런 2개, 2실점한 전상현은 곧바로 이준영과 교체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포스트시즌에서 초구와 2구를 던져 홈런 2개를 허용한 건 2022년 10월 27일 키움 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 등판한 이정용(LG 트윈스)에 이어 두 번째다.

전상현의 공 2개로 팀 분위기는 한순간에 급락했다.

KIA는 2-4로 패했고,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쫓기게 됐다. /연합뉴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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