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꼭두’ 특별전, 김옥랑 기증 1100여 점 중 250점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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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거듭하는 삶이 유한하다면 죽음은 변함없이 영원하다.
인물과 동물, 식물의 형상을 본 떠 만든 가지각색의 꼭두를 통해 선조들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23일부터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1에서 열리고 있는 기증 특별전 '꼭두'는 김옥랑 꼭두박물관장이 지난해 꼭두 1100여 점을 기증하며 기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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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거듭하는 삶이 유한하다면 죽음은 변함없이 영원하다. 영원으로 가는 마지막 길을 함께하는 친구가 있으니 바로 ‘꼭두’다. 꼭두는 18∼20세기에 관을 옮기는 가마인 상여(喪輿)를 장식하는 부속물이다. 인물과 동물, 식물의 형상을 본 떠 만든 가지각색의 꼭두를 통해 선조들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23일부터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1에서 열리고 있는 기증 특별전 ‘꼭두’는 김옥랑 꼭두박물관장이 지난해 꼭두 1100여 점을 기증하며 기획됐다. 그 중 250여 점의 꼭두가 방문객을 맞는다. 전시실에 입장하면 마치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듯 물소리와 적막한 음악이 흐른다. ‘꼭두’라는 전시명 상단 천장 근처에는 ‘PARADE’라고 적혀있다. 선조들이 죽음을 새로운 곳을 향한 여정으로 생각했으며 장례는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는 행진으로 여겼다는 의미가 담겼다.
전시는 장례 절차에 따라 크게 3부로 나뉘어 구성됐다. 이는 가족, 친지의 죽음을 경험한 뒤 남은 자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죽음이기도 하다. 각 부 흑색으로 칠해진 우측에서는 남은 자들이 진행하는 장례의식을 보여주고 백색으로 칠해진 좌측에는 망자들과 함께하는 꼭두들이 전시돼 있다. 1부 ‘낯섦, 마주하다’에서는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이 지붕에 올라 망자의 옷을 흔들어 떠나가기 시작한 혼을 부르는 의식인 ‘초혼(招魂)’이 오른편에 그려져 있다. 반면 백색의 왼편에는 망자의 저승길을 안내하는 ‘시종’ 꼭두들이 제각각의 모양을 뽐낸다. 2부 ‘이별, 받아들이다’에서는 죽음이 단순한 슬픔이 아니라 영원한 세계로의 여행이라는 점을 강조해 ‘광대’ 꼭두들이 더욱 다양한 모습으로 흥을 돋운다. 마침내 진정한 작별을 이야기하는 3부 ‘여행, 떠나보내다’에서는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는 망자의 곁을 조금이나마 지키고자 하는 마음으로 만들어진 ‘호위무사’ 꼭두들이 왼편에, 실제 사용됐던 상여가 오른편에 전시돼 있다. 추가적으로 상여에 장식됐던 다양한 종류의 봉황과 용 꼭두들도 살펴볼 수 있다.
이후 에필로그로 구성된 실감체험 전시 공간에서는 360도로 관람객을 둘러싼 화려한 빛 속에서 꼭두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볼 수도 있다. 상여 행렬을 시작하는 방울소리인 ‘요령’이 울리고 나면 꼭두가 하나 둘 상여로 모여들기 시작하고 이내 몽환적인 영상과 음악이 공간을 채운다. 끝으로 기증자인 김옥랑 관장의 꼭두 수집 50년에 대한 인터뷰 영상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박물관 관계자는 "죽음과 이별의 슬픔을 여정으로 승화시켰던 선조들의 정신이 담긴 다양한 꼭두는 K-문화의 새로운 영역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내년 3월 3일까지 계속된다.
장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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