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서스펜디드 영웅‘ 전상현이 무너졌다...공 2개로 2피홈런 허용의 ‘충격적 결과’로
KIA의 ‘서스펜디드 영웅’이 무너졌다. 그것도 공 2개 만에. 하루 만에 극과 극의 결과를 마주한 전상현의 회복 여부에 따라 남은 2024 KBO리그 한국시리즈(KS·7전4승제)에서 KIA 불펜 전체가 요동칠 수도 있다. 그만큼 충격적인 결과다.
오락가락하던 빗줄기는 그 상황에서 더욱 굵어져 경기는 중단됐고, 45분을 기다린 끝에 오후 10시9분에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KBO리그 포스트시즌 역사상 첫 서스펜디드 게임이었다. 5회를 넘겼음에도 강우콜드가 아닌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된 것은 삼성의 득점이 1~5회 사이에 나온 게 아니라 6회초에 나왔기 때문이다. KIA에게도 6회말 공격이 주어져야만 강우콜드 요건이 성립될 수 있었다. 설사 1-0으로 6회말까지 끝났다고 해도 KBO 입장에선 고작 한 점차 승부에 한국시리즈 경기를 강우콜드를 선언하기는 꽤나 부담스러웠던 것도 작용한 처사였다. 22일 재개될 1차전과 뒤이어 열릴 2차전은 그라운드 사정과 비 예보로 또 한번 순연됐다.
KIA 이범호 감독의 선택은 우완 전상현이었다. 마무리 정해영 앞에서 8회에 마운드에 오르는 ‘프라이머리 셋업맨’인 전상현을 6회초에 올린 것이다. 제구가 뛰어나 볼넷을 줄 위험이 적고, 좌우를 가리지 않고 안정적인 투구를 보이는 데다 현재 KIA 불펜 내에서 가장 구위가 뛰어나다는 것까지 고려한 선택이었다.
KIA는 7회 공격에서 2사 2,3루 찬스에서 임창민-강민호 배터리의 연이은 폭투와 소크라테스, 김도영의 연속 적시타로 4-1로 역전에 성공했고, 8회 1점을 추가해 5-1로 이겼다.
1차전 승리 여파는 2차전에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KIA 타선은 삼성 선발 황동재를 1회부터 난타하며 5-0 리드를 잡았고, 8-3 승리를 거뒀다. 1,2차전을 모두 내줄 수 있는 위기에서 독식이라는 결과를 가져온 것은 전상현의 재개된 6회 무실점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렇게 전상현은 ‘서스펜디드 영웅’으로 등극했다.
하루 쉰 뒤 무대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이하 라팍)로 옮겨 25일 진행된 KS 3차전. 올 시즌 홈런 185개로 팀 홈런 1위, 라팍에서만 120개를 몰아친 삼성 타선은 광주에서와는 세기가 달랐다. 3회 이성규, 5회 김영웅의 솔로포로 2-0으로 앞서나갔고, KIA는 6회 2사 2루에서 최형우의 적시타로 2-1로 따라붙었다.
KIA의 7회말 수비. 이범호 감독은 또 한 번 마운드에 전상현은 조기에 출격시켰다. 7회를 무실점으로 막고 남은 2이닝 공격에서 역전을 해보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긴 마운드 교체였다.
재개된 1차전에서 주자 2명을 두고 마운드에 올랐음에도 자신의 공을 씩씩하게 뿌려댔던 전상현은 이날은 주자 없는 상황에 올랐지만, 1차전과는 달랐다. 구위를 제대로 볼 시간도 없었다. 전상현이 마운드를 내려가기까지 던진 공이 딱 2개에 불과했기에.
이어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 그는 1,2차전 9타수 무안타에다 이날도 앞선 두 타석에서 병살타, 삼진까지 이번 KS에서 11타수 무안타로 극도의 부진에 빠져있던 타자였다. 전상현의 초구는 시속 138km짜리 슬라이더. 바깥쪽 중단 스트라이크존에 잘 걸치는 공이었지만, 이번엔 박병호의 방망이가 앞선 11타석과는 다르게 호쾌하게 돌았다. 타구는 무려 120m를 쭉쭉 날아가 이번에는 우중간 담장을 넘어갔다. 4-1이 됐다.
KIA는 8회 1점을 따라붙고, 9회 삼성 마무리 김재윤을 2사 만루까지 몰아붙였으나 박찬호가 3루 땅볼로 물러나면서 2-4로 패했다. 아직 시리즈 전적은 2승1패로 KIA리드지만, 이대로 4차전까지 라팍을 등에 업은 ‘메가 라이온즈포’에게 당한다면 광주로 돌아가더라도 KS 우승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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