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에게 2 [詩의 뜨락]

2024. 10. 2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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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희덕

절망의 꽃잎 돋을 때마다
옆구리에서
겨드랑이에서
무릎에서
어디서 눈이 하나씩 열리는가

돋아나는 잎들
숨가쁘게 완성되는 꽃
그러나 완성되는 절망이란 없다

그만 지고 싶다는 생각
늙고 싶다는 생각
삶이 내 손을 그만 놓아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 그러나 꽃보다도 적게 산 나여

-시선집 ‘그러나 꽃보다도 적게 산 나여’(수오서재) 수록

●나희덕

△1966년 논산 출생.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뿌리에게’,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파일명 서정시’, ‘가능주의자’ 등 발표. 시론집 ‘보랏빛은 어디에서 오는가’, ‘문명의 바깥으로’ 등 출간. 김수영문학상, 김달진문학상, 현대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백석문학상 등 수상. 서울과학기술대 문창과 교수로 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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