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으로 KS 첫 안타..미소 되찾은 박병호 “하트 세리머니 처음엔 어색했지만..필요할 때 홈런 나와 다행”

[대구=뉴스엔 글 안형준 기자/사진 유용주 기자]

박병호가 미소를 되찾았다.

삼성 라이온즈는 10월 2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한국시리즈' 3차전 경기에서 승리했다.

이날 삼성은 4-2 승리를 거뒀다. 삼성은 적지에서 2패를 당했지만 안방에서 1승을 거두며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6번 지명타자로 나선 박병호는 7회말 쐐기 솔로포를 터뜨렸다. 김헌곤의 솔로포에 이어 백투백 홈런을 쏘아올려 KIA가 자랑하는 필승조 전상현을 무너뜨렸다. 박병호의 홈런은 이날 삼성의 승리에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박병호는 "(광주에서)2패를 하고 와서 분위기가 침체될 수 있었는데 오늘 이겨서 내일도 좋은 에너지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침묵이 길었던 박병호다. 박병호는 1,2차전에서 9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플레이오프에서도 1차전 멀티히트를 기록하긴 했지만 2-4차전에서는 단타 1개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날 홈런을 한국시리즈 12타석만에 나온 첫 안타였다.

박병호는 "타격감은 괜찮았는데 침체가 길었다. 좋은 감을 갖고 있더라도 (안좋은 결과가)길어지면 압박이 된다. 그래도 점수가 필요할 때 홈런이 나와서 다행이다"고 미소를 지었다.

물론 전성기의 박병호를 떠오르게 하는 타구는 아니었다. 좌측 담장을 까마득히 넘어가는 홈런이 아니라 우중간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타구였다. 박병호는 "맞는 순간에는 잘 맞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뛰면서 타구를 보니 나성범이 돌아서는 것이 보였다. 그래서 타구가 넘어갔다는걸 느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박병호는 "그동안 안좋은 모습들이 나왔기 때문에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돌면서 안도할 수 있었다"며 "덕아웃에 들어오니 다른 선수들이 나보다 더 기뻐해줬다. 선수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받는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 선수들이 한 마음으로 응원해주는 것이 더 와닿는다"고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삼성은 홈런을 친 뒤 특유의 '하트 세리머니'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원래 진중한 성격인 박병호 입장에서는 귀여움이 가득한 세리머니가 다소 어색하고 '낯간지러울' 수도 있었다. 박병호는 "안하던 것을 하다보니 처음에는 어색했다"고 웃었다. 박병호는 "그래도 이 팀에 왔으니 팀에 적응을 해야하지 않나. (최고참)강민호 선수부터 그런 모습을 자주 보이더라. 나도 안할 수는 없었다. 삼성은 어린 선수들과 베테랑 간의 거리가 좁다"고 덧붙였다.

경기 전 다치바나 타격코치와 따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 박병호는 "타이밍이 늦어지고 있으니 더 빠르게 준비해서 타격하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그 연습을 많이 했다. 다치바나 코치님이 시즌때도 많이 도와주셨는데 오늘도 응원을 해주셨다"며 "(코치님이)'앞으로 당겨서 치자. 공을 너무 끝까지 보지말고 앞에다 두고 빠르게 준비해서 타이밍을 맞추는게 좋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하셨다"고 말했다.

삼성 타선도 박병호도 자신감을 되찾은 승리였다. 박병호는 "라팍은 투수라면 모두 '한 방'을 조심해야 하는 곳이고 타자 입장에서는 점수가 벌어져도 따라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야구장이다. 올해 삼성의 팀 컬러가 장타로 점수를 뽑는 것이었다"며 "홈런이 나오면 선수들의 생각도 달라진다. 그게 남은 시리즈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남은 시리즈 반등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편 이날 홈런을 기록한 박병호는 포스트시즌 기록을 썼다. 통산 포스트시즌 14홈런으로 '라이온킹' 이승엽 현 두산 감독과 나란히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 타이를 이뤘다. 또 2014년 넥센, 2023년 KT, 올해 삼성에서 한국시리즈 홈런을 쏘아올린 박병호는 김동수에 이어 역대 2번째로 3개 팀에서 한국시리즈 홈런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사진=박병호와 구자욱)

뉴스엔 안형준 markaj@ / 유용주 yongj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