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잎을 탐한 英의 욕망, 아편전쟁 불렀다
윤수정 기자 2024. 10. 26. 02:17
연기와 재
아미타브 고시 지음|김홍옥 옮김|에코리브르|488쪽|2만8000원
저자의 이름은 이 책의 중한 길라잡이다. 1956년 인도 콜카타 출생, 1830년대 아편전쟁 직전을 그린 역사소설 3부작(양귀비의 바다, 연기의 강, 쇄도하는 불)으로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작가. 이번에는 아편전쟁이 세계에 미친 영향을 논픽션으로 파고들었다. 수십년 분량의 고문서를 추적한 저자의 집요함은 스스로가 그 역사로 탄생한 식민지 후예라는 정체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가 아편전쟁 시작점을 18세기 초 영국의 중요 무역품으로 자리 잡은 ‘찻잎’으로 잡은 이유다. 이 찻잎 무역으로 영국은 세수의 10%를 벌어들였지만 막대한 은 지출에 고민했고, 결국 ‘청나라에 은 대신 아편 제공’과 ‘인도 식민지화로 아편과 찻잎 재배’에 눈을 돌렸다.
아편전쟁 이후 서구 중심 세계관이 강화됐다는 저자의 진단도 흥미롭다. 영국이 인도산 차를 더 많이 팔려고 ‘중국산 차는 더럽고 비위생적’이라는 인식을 퍼뜨렸다는 것. 세계 최대 펜타닐(아편 계열 마약) 생산국이 된 중국의 오늘날 수식어 이면에도 한때는 전 세계 마약 통제 운동의 원동력이 된 청나라 고위층과 중국 시민 단체의 역사가 공존한다. 이 책의 부제가 ‘아편의 감춰진 이야기’로 붙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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