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혐오스러운 존재? 기생충 없인 못 살걸요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금은 사라진 학교 풍경이 됐지만 1970, 80년대 초중고교생들에게 채변봉투는 참 유쾌하지 않은 기억으로 남았다.
저자들은 오늘날의 환경 오염과 기후 변화로 연구는 물론이고 식별도 되지 않는 수많은 기생충 종이 멸종되고 있는데, 이는 제목과 내용도 아직 파악하지 못한 책이 가득한 도서관에 불이 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이런 관점을 조금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해만 끼치는 존재’라는 우리의 인식과 달리 생물학 교수이자 기생충학자인 저자들은 기생충이 숙주에게 심각한 피해를 미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한다.
숙주가 죽으면 자신도 죽기 때문에 기생충과 숙주는 운명공동체이고, 오히려 환경 변화로 혼란하고 예측 불가능한 세계에 숙주가 적응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또 기생충은 숙주의 면역계를 자극해 낯선 미생물을 물리치거나, 숙주가 먹은 낯선 먹이가 에너지로 전환되도록 돕는 등 숙주의 생존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저자들은 오늘날의 환경 오염과 기후 변화로 연구는 물론이고 식별도 되지 않는 수많은 기생충 종이 멸종되고 있는데, 이는 제목과 내용도 아직 파악하지 못한 책이 가득한 도서관에 불이 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한다.
기생충은 사실상 지구를 지배하는 생물인데 아쉽게도 그들의 다양성과 진화, 생태 등에 대해서는 연구된 것이 적기 때문. 인간 등 숙주의 생존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기생충에 관한 연구는 곧 지구상의 모든 자연 생태계에서 생물군집이 더불어 사는 방법을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고, 가혹한 환경 변화에 우리가 적응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해 준다고 말한다. 원제 Parasites: The Inside Stroy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파병 있다면 국제법 규범 부합”…北, 사실상 러시아에 파병 인정
- [김순덕의 도발]왕후의 국정개입 금지한 130년 전 갑오개혁
- 정부 합동 대표단, 다음주 나토 찾아 ‘北 파병’ 정보 공유
- 최불암이 말하는 故 김수미…“사명감이 철저한 배우”
- 尹, 공수처 검사 4명 연임 재가…‘채 상병 수사 중단’ 면했다
- 경찰, ‘36주 태아 낙태’ 병원서 ‘태아 추가 화장’ 정황 확보
- “지방선거 공천 김건희 개입” 이준석 발언에 여당 ‘화들짝’
- 한강이 선사한 ‘기척의 순간’[후벼파는 한마디]
- 갑자기 아플 땐 대형병원으로? 병명 모를 땐 동네 응급실 찾으세요 [우리 동네 응급실]
- 오늘 故이건희 4주기…‘삼성 위기설’ 속 조용한 추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