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규·김영웅·김헌곤·박병호 ‘펑펑펑펑’…라팍에서 다시 사자가 깨어났다
홈런포 앞세워 ‘삼성다운 모습’ 보이며 반격
삼성이 가장 삼성다운 야구로 한국시리즈에서 반격의 기회를 맞이했다.
삼성은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4-2로 승리했다. 앞서 광주에서 2패를 떠안고 왔던 삼성은 3차전에서 승리하며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23일 한국시리즈 1,2차전을 마치고 박진만 삼성 감독은 “우리가 이기는 패턴은 장타가 나와야 한다. 단타 위주로 나오다 보니 어려운경기를 한 거 같다. 대구에서 장타를 생산해서 분위기를 바꿔야할 것 같다”고 밝혔다.
박 감독의 말대로 삼성의 장점은 ‘장타’다. 삼성은 올시즌 팀 홈런 1위인 팀이다. 185홈런으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20홈런 이상을 친 타자들이 4명이나 있다.
그런데 1,2차전에서는 홈런이 단 하나 나왔다. 1차전에서 김헌곤이 홈런을 쳐 1-0으로 앞섰지만 비로 경기가 멈추면서 서스펜디드가 됐고 결국 하루에 2패나 하는 아픔을 겪게 됐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이날도 경기 전 “홈으로 돌아왔으니 분위기 반전을 시켜야된다”라며 거듭 타격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집’에서 다시 삼성이 바라던 장타가 터졌다. 이날 삼성은 4개의 홈런포를 앞세워 KIA 마운드를 두들겼다.
시작은 이성규였다. 이날 8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한 이성규는 KIA 에릭 라우어의 5구째 151㎞짜리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이 홈런으로 기선을 잡은 삼성은 5회에도 김영웅의 홈런으로 앞서갔다. 김영웅은 라우어의 2구째 직구를 공략했고 이번에는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6회초 KIA가 최형우의 적시타로 한 점을 쫓아오자 이번에는 연타석 홈런으로 응수했다.
7회말 선두타자 김헌곤이 전상현의 초구 143㎞짜리 직구를 받아쳐 좌월 솔로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지난 21일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KIA 제임스 네일을 상대로 홈런을 쏘아올렸던 김헌곤은 3차전에서도 장타력을 이어갔다.
이렇게 홈런포들이 터지기 시작하자 그동안 침묵했던 박병호도 깨어났다.
김헌곤 타석 바로 뒤에 나선 박병호는 초구 슬라이더를 공략해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1,2차전에서 9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박병호는 2회에는 병살타, 5회에는 삼진 아웃 등으로 돌아섰지만 세번째 타석에서는 기어이 담장을 넘겼다. 박병호는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 타이 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이승엽 두산 감독이 삼성에서 뛰던 시절 기록한 14개다. 박병호도 14번째 홈런을 쏘아올리며 ‘국민 타자’와 또 어깨를 나란히 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장타력을 앞세워 1,2차전을 잡았던 삼성은 지난 15일 이후 오랜 기간 동안 ‘집’을 비웠다. 거의 열흘만에 돌아온 집에서 삼성은 만원 관중 앞에서 ‘삼성다운’ 모습을 드디어 보여줬다.
대구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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