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박병호, PS 통산 홈런 공동1위…"동료에게 에너지 받아"(종합)
3개 팀에서 KS 홈런 친 역대 두 번째 선수 진기록도
(대구=연합뉴스) 유지호 하남직 기자 = 박병호(38)가 긴 침묵을 깨고, 홈런을 작렬하자 삼성 라이온즈 동료들의 표정도 밝아졌다.
거의 모든 선수가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박병호에게 달려들어 축하 인사를 했다.
박병호도 "더그아웃에 왔을 때 나보다 동료들이 더 기뻐하는 것을 보고 '동료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받고 있다'는 걸 또 한 번 느꼈다"며 "동료들이 정말 고맙다. 같이 응원하고 한 마음 되어 주는 게 피부로 와닿는다"라고 감사 인사를 했다.
이번 한국시리즈(KS)에서 11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던 박병호(38·삼성 라이온즈)가 12번째 타석에서 시원한 홈런포를 터뜨렸다.
박병호는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KBO PS KS 3차전 3-1로 앞선 7회말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KIA 타이거즈 핵심 불펜 전상현의 초구 시속 138㎞ 슬라이더를 통타해 우중간 담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1차전 4타수 무안타, 2차전 5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3차전에서도 2회에 병살타, 5회에 삼진으로 물러났던 박병호는 이날 3번째자, 이번 KS 12번째 타석에서 짜릿한 손맛을 봤다.
박병호는 이 홈런으로 '라이언 킹' 이승엽 현 두산 베어스 감독과 역대 포스트시즌(PS) 개인 통산 홈런 공동 1위(14개)에 자리했다.
박병호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개, 준플레이오프에서 9개, 플레이오프(PO)에서 1개, KS에서 3개의 홈런을 쳤다.
타이론 우즈(전 두산 베어스)와 최정(SSG 랜더스)과 함께 PS 통산 홈런 13개로 공동 2위였던 박병호는 14번째 홈런을 치며, 이 부문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이승엽 감독은 삼성 유니폼을 입고 준PO 2개, PO 6개, KS 6개 등 총 14개의 홈런을 쳤다.
박병호가 올해 KS에서 홈런 1개를 추가하면, 이승엽 감독을 넘어 PS 개인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을 작성한다.
또한, 박병호는 '3개 팀 유니폼을 입고 KS에서 홈런을 친 역대 두 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박병호는 2014년 넥센 히어로즈, 2023년 kt wiz 유니폼을 입고, KS에 진출해 홈런을 쳤다.
올해 시즌 중 이적한 삼성에서도 KS에 진출하고, 3차전에서 손맛을 봤다.
3개 팀에서 KS 홈런을 친 건, 김동수(1998년 LG 트윈스, 2001년 삼성, 2004년 현대 유니콘스)와 박병호, 단 두 명뿐이다.
사실 박병호는 홈런 기록보다 KS 우승을 열망한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거포인 박병호는 2014년, 2019년, 2023년 등 총 세 차례 KS에 출전했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그는 키움 히어로즈(넥센 시절 포함)에서 두 번(2014년, 2019), kt에서 한 번(2023년) KS 무대를 누볐다.
박병호는 삼성에서 맞은 개인 4번째 KS에서도 팀이 1, 2차전에 패하고 자신도 무안타에 그쳐 마음이 무거웠지만 3차전에서 시원한 홈런포로 귀한 추가점을 만들었고, 삼성은 4-2로 승리했다.
박병호는 "광주에서 2패를 하고 대구로 와서 분위기가 침체할 수 있었는데, 오늘 승리해서 내일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타격감은 광주에서도 괜찮았는데 안타가 나오지 않았다. 감이 좋아도 안타가 나오지 않으면 압박감을 느끼는 데, 홈런이 나와 다행"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부진할 때도 박병호는 삼성 동료들의 활약할 때 환하게 웃으며 응원했다.
특히 김헌곤이 플레이오프에서 홈런을 쳤을 때, 크게 하트를 그린 모습은 팬들에게도 화제가 됐다.
박병호는 "최고참 강민호 선배부터 활기차게 세리머니를 한다. 나도 안 할 수가 없다"며 "삼성은 어린 선수들과 베테랑이 가깝게 지낸다. 나도 웃으면서 세리머니를 한다"고 쑥스러워하면서 말했다.
이렇게 박병호는 삼성 라이온즈만의 분위기에 녹아들고 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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