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됐던 동네가 완전히 천지개벽했다”…서울 한복판 교통·주거 요지 된 곳
신길뉴타운이 1만여 가구의 아파트촌으로 변신한 뒤 주변 노후 주택가로 재개발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2010년대 중반 뉴타운에서 해제됐던 구역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재개발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신길뉴타운 변화에 힘입어 근처 낡은 빌라촌에서 다시 재개발 추진 의지가 강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신림선이 뚫리고, 신안산선 개통이 임박하면서 여의도를 비롯해 도심·강남까지 업무지구 접근성 개선 가능성이 커져 기대감은 더 높아지고 있다. 가격도 주변 지역보단 상대적으로 저렴해 매력이 있다는 평가다.
2005년 3차 뉴타운으로 지정된 신길뉴타운은 영등포구 신길동 일대 약 146만9404㎡, 1만6105가구를 재개발하려던 사업이다. 서울시가 추진했던 뉴타운 지구 중에서는 장위뉴타운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다만 일부 구역은 경사가 심한데다 이주비가 부족하다며 개발 자체를 반대하는 주장도 많아 개발 난도가 높았다. 뉴타운 지정 초기에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이유다. 16개 구역으로 나뉜 사업지 가운데 조합원 반대가 심한 6개 구역이 아예 뉴타운에서 해제되면서 1만 가구 정도로 규모가 줄어 ‘반쪽자리’로 전락한다.
신길뉴타운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해군호텔을 관통하는 가마산로를 기준으로 북측과 남측 구역이 나뉜다. 북쪽이 대부분 구역에서 해제된 반면, 남쪽은 개발이 진행됐다.
신길11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프레비뉴(2015년 입주)를 시작으로 래미안에스티움(7구역), 신길센트럴아이파크(14구역), 보라매SK뷰(5구역), 힐스테이트클래시안(9구역), 신길센트럴자이(12구역), 신길파크자이(8구역), 더샵파크프레스티지(3구역) 등이 줄줄이 입주를 마쳤다. 일대에선 서울 지하철 7호선에 가까운 래미안 에스티움이 대표 단지로 꼽힌다.
사업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렸던 구역들도 최근 속도를 끌어올리는 분위기다. 신길10구역은 신길푸르지오써밋 단지로 재탄생하기 위해 철거를 시작했다. 내년 이주가 목표다. GS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된 신길13구역은 최고 35층, 587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둘 다 지하철 7호선 신풍역에서 가까워 ‘알짜 단지’로 꼽힌다.
신길뉴타운이 이처럼 완성 단계로 접어들자 예전에 추진 의지가 부족했던 가마산로 북측 지역으로 재개발 열기가 다시 퍼지는 모습이다.
서울시는 최근 2017년 뉴타운에서 해제된 신길 1구역을 다시 뉴타운에 편입시켰다. 공공재개발 방식을 선택해 총 6만334㎡에 1471가구(공공임대 435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신길 2구역과 4구역, 15구역은 모두 국토교통부의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을 통해 대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중에서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신길2구역이다. 지상 45층, 1332가구(전용면적 36~84㎡)로 통합심의를 통과해 내년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신길15구역은 최근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지구로 지정돼 국토부가 발표한 신규 주택 공급계획에 포함됐다.
신길뉴타운이 활기를 띄면서 5호선 신길역에서 1호선 영등포역에 이르는 구간에서도 재개발 사업이 새롭게 탄력을 받고 있다. 과거 뉴타운 구역에 포함되지 않았던 지역이다.
신길 제2구역은 도신로를 기준으로 신길1구역과 2구역 북쪽에 위치했다. 영등포역이나 신길역 접근성이 신길1구역이나 2구역보다 오히려 좋다는 평가도 받는다. 지상 35층, 2786가구로 계획된 신길 제2구역은 최근 시공사 선정 과정을 진행 중이다. 몇 차례 유찰됐지만 조합이 공사비를 올리면서 삼성물산과 GS건설, 대우건설 등이 수주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림동 26의 21 일대(도림1구역)는 2022년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돼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사전기획 절차에 들어갔다. 도신로를 사이에 두고 신길15구역과 맞닿아 있다. 이 구역 역시 면적이 넓어 2000가구 이상 대단지가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길15구역 서쪽 신길동 314의 14 일대도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돼 정비계획 수립 용역에 조만간 착수할 예정이다.
현재 계획대로 사업이 마무리되면 신길뉴타운과 인근 지역에는 최대 1만가구 이상 아파트가 추가로 공급될 전망이다. 브랜드 아파트촌이 지금의 2배로 넓어진다는 뜻이다.
영등포구 신길동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도심이나 강남, 여의도 업무지구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사실이다. 구역을 둘러싸고 지하철 1·5·7호선, 경전철 신림선이 두루 지난다. 여기에 신안산선이 2026년 12월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공사가 완료되면 신길뉴타운 서쪽은 도림로 라인을 잇는 신안산선(신풍역·도림사거리역), 북쪽은 1호선과 5호선(영등포역·신길역), 동쪽은 신림선(서울지방병무청역, 보라매역), 남쪽은 7호선(신풍역·보라매역)으로 둘러싸이게 된다. 인근에 영등포 타임스퀘어,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 신도림 테크노마트, 롯데백화점 등 편의시설도 다양하다
재개발 사업이 다시 활기를 띠면서 신길뉴타운 내 기존 아파트 가격도 반등에 성공한 모습이다. 래미안에스티움 전용 84㎡는 최근 15억원에서 16억원 사이에 거래돼 두 달 만에 약 2억원 올랐다. 아직 전고점(17억8500만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지난해 초 같은 면적 매물이 12억원대 중반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상승 추세다. 보라매SK뷰 전용 84㎡는 15억원 안팎에서 거래되며 두 달 만에 2억원 가까이 뛰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여의도 업무지구로 이동이 편리한 데다 신축 아파트 치고는 주변 지역보다 가격 메리트가 있어 30~40대 서남권에 거주하는 젊은 부부들의 매수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재개발이 진행 중인 구역 매물들도 가격 상승여력이 남아있다는 평가가 많다. 신길13구역과 10구역 전용84㎡ 배정매물은 총 투자금액이 12억원에서 13억원 사이일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이 가격은 분담금 등 변화에 따라 출렁일 위험은 있다.
신길뉴타운의 최대 약점은 취약한 학군이다. 신흥 주거지역이기 때문에 학군이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아 학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염두에 둬야 할 부분이다. 물론 학군은 대단지가 차례로 들어서면 자연스레 극복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신길뉴타운의 입지 선호도는 아직까지는 가까운 지하철역이 어디냐가 결정하고 있다는 판단이 많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속보] 배우 김수미 별세..향년 75세 - 매일경제
- “너를 낳아준 엄마는 사실”…배우 신애라, 공개입양한 두 딸에 한 말 - 매일경제
- 김수미 아들이 밝힌 어머니 사인은... “고혈당 쇼크사, 당뇨수치 500 넘어” - 매일경제
- “쉽게 다 믿지는 말아야지”…‘업소 출입 논란’ 최민환에 입 연 이홍기 - 매일경제
- 7층에서 안심하고 들어갔는데 … 눈 깜빡할 사이 5층 삼성전자 속절없이 하락 개미들 물타기 성
- 흑백요리사로 대박 난 백종원…무려 4900억 ‘잭팟’ 터졌다는데 - 매일경제
- [단독] “애플 본사 설계한 거장이 지었다는데”...서울에 들어서는 이 건물의 정체는 - 매일경제
- “교수는 67세까지 하자”…대학가 정년연장 불길에 비전임은 부글부글 - 매일경제
- [단독] ‘쩐의 전쟁’ 미스조 김병선 지병으로 사망...향년 37세 - 매일경제
- ‘클린스만·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 문체부는 지적, 정몽규 회장은 불인정…“추후 감독 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