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대표 ‘바위 글씨’ 한 자리에
[KBS 창원] [앵커]
민족의 영산, 지리산에는 통일신라부터 일제강점기까지, 당대 최고 문인들의 '바위 글씨'가 곳곳에 남아 있는데요,
국립공원공단 지리산 국립공원이 역사적 가치가 높은 '바위 글씨'의 탁본을 엄선해 일반인에게 첫선을 보였습니다.
보도에 이대완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발 1,915m, 지리산 천왕봉 바로 아래 바위, 작업자들이 3차원 스캔 장비를 통해 바위에 새겨진 글씨를 기록합니다.
2021년 처음 발견한 '각석'으로, 모두 392자에 이릅니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이자 지역 대표 명필인 묵희가 짓고 권륜이 쓴 글로, 하늘의 아들 천자, 즉 천왕봉의 위엄을 빌어 나라 잃은 슬픔과 광복을 염원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최석기/한국선비문화연구원 부원장 : "천왕의 힘을 빌려서 오랑캐 비린내 나는 오랑캐들을 빨리 물리치고 우리나라가 다시 광명 천하가 됐으면 좋겠다는 염원을 천왕봉에 빈 겁니다."]
통일신라 시대 고운 최치원 선생이 지팡이로 쓴 글을 쌍계사 초입 바위에 남겼다는 '쌍계석문', 조선 후기 문인 정태현 선생이 일출과 일몰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고 해 천왕봉의 별칭으로 남긴 '일월대'까지, 지리산 자락에 남아있는 수천 개로 추정되는 바위 글씨 가운데, 국립공원공단 지리산 국립공원이 역사, 문화적 가치가 높은 22점을 탁본으로 떠 일반인에 첫선을 보였습니다.
훼손이 더 심해지기 전 사료를 보전하고, 문화 관광 자원화를 통해 '국립공원 1호' 지리산의 중요성을 부각하기 위해섭니다.
[정혜종/지리산국립공원 역사문화담당 : "탁본 작업을 꾸준히 계속해 나갈 생각이고요, 이 탁본이 있던 곳을 명소화하고 그 국립공원 문화 자원화를 해서 꾸준히 계속 관리해 나가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연경관뿐만 아니라 역사 기록의 장으로 지리산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이번 전시는 다음 달 10일까지 지리산 국립공원 하동사무소에서 이어집니다.
KBS 뉴스 이대완입니다.
촬영기자:변성준/그래픽:박수홍
이대완 기자 (bigbow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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