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롭히고 싶었지만 틈이 없었다···닷새 쉰 ‘가을 괴물 레예스’, KIA도 공략 실패[KS3x승부처]
이범호 KIA 감독은 삼성과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레예스를 괴롭혀보겠다”고 했다.
이날 삼성 선발 레예스는 앞서 LG와 치렀던 플레이오프에서 2경기에 나가 2승을 거뒀다. 압도적이었다. LG 타자들은 공격적으로 대응했지만 레예스의 강력한 구위에 손을 대지 못했고 1차전에서는 6.2이닝 동안 3득점, 4차전에서는 7이닝 동안 한 점도 뽑지 못했다. 불펜 불안감을 가진 삼성 마운드에서 레예스를 일찍 끌어내리지 못한 것은 LG의 결정적 패인 중 하나였다.
한국시리즈의 삼성 마운드 사정은 같다. 믿을 선발은 레예스와 원태인뿐이다. 이범호 감독도 19일 플레이오프 4차전 투구 뒤 5일을 푹 쉬고 이날 한국시리즈 3차전에 나서는 레예스를 흔드는 것을 3차전의 관건으로 꼽았다.
이범호 감독은 “흔들어줄 수 있는 상황에서는 흔들어야 할 것 같다. 어떻게든 출루해서 도루하고 흔드는 작전에 중점을 두고 준비했다”고 밝혔다. 라이온즈파크가 홈런을 많이 양산해내지만 레예스 상대로 장타를 노리기보다는 작전 야구로 흔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러나 레예스는 한국시리즈에서도 다시 7이닝을 던졌다. 출루 자체가 어려워 흔들 틈이 없었다. 힘이 넘쳤고 제구도 완벽했다. 최고 시속 149㎞ 직구에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더한 레예스에게서 KIA는 1점을 뽑는 데 그쳤다.
2회초 1사후에는 5번 나성범과 6번 김선빈이 연속 안타로 출루했지만 7번 서건창이 1루 쪽 땅볼로 병살타를 쳤다. 5회초에는 선두타자 나성범이 우전안타로 출루하자 김선빈이 희생번트를 대 1사 2루를 만들었다. 서건창은 볼넷을 골라 1사 1·2루가 됐다. 그러나 8번 김태군이 삼진으로 물러났고 최원준의 날카로운 타구는 좌익수 김헌곤이 다이빙캐치 해냈다.
KIA는 딱 한 번 레예스를 공략하는 데 간신히 성공했다. 6회초 1번 타자 박찬호가 좌전안타로 출루했고 계속 틈을 노리다 1사 1루 풀카운트에서 6구째 김도영의 헛스윙과 함께 2루로 달렸다. 런앤히트로 김도영은 삼진, 박찬호는 세이프 됐다. 그나마 타이밍상 도루는 실패했지만 2루수 류지혁이 포구에 실패해 박찬호는 2루에 생존했다. 그 뒤 최형우가 레예스를 7구까지 괴롭힌 뒤 우전 적시타로 박찬호를 홈에 불러들였다.
레예스는 6회초에만 21개나 던졌다. 투구 수 95개가 됐지만 7회초에도 등판한 레예스를 상대로 KIA는 또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레예스가 김태군을 삼진으로 잡은 마지막 공, 107구째 슬라이더는 몸쪽 높게 스트라이크존 완전한 구석으로 꽂혔다. 손 댈 수 없는 제구였다.
레예스는 7이닝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고, 그 사이 솔로홈런 4방을 내준 KIA 타선은 레예스가 물러난 뒤 8회초부터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8회초 2사 1루에서 폭투와 김도영의 적시타로 추가점을 뽑은 KIA는 9회초 2사 1루에서 이우성이 볼넷, 박찬호가 몸에 맞는 볼로 만루 기회를 잡았으나 박찬호의 타구가 3루수에게 잡히면서 2-4로 패배, 2승 뒤 1패를 안고 4차전을 준비한다.
대구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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