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사례금 가져와라?…“1,500만 원 걷어” “공동 경비”
[앵커]
정부 산하 기관이 예술 계열 대학생들에게 지급하는 창작사례비를 놓고 한 대학에서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학과장이 학생들이 이 지원금을 현금으로 각각 가져오라고 했단 겁니다.
이 교수는 공금으로 쓰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여소연 기자가 취재한 내용입니다.
[리포트]
상명대학교 천안캠퍼스 예술대학 4학년 A 씨.
지난 6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부터 창작 사례비를 받았습니다.
소속 학과가 지원 대상으로 선정돼 전시회를 준비하는 학생 30여 명이 현금을 지원 받은 겁니다.
[A 씨/상명대 천안캠퍼스 예술대 학생/음성변조 : "창작 사례금이라고 밥값, 간식값 이런 걸로 자유롭게 쓸 수 있게 개인 계좌로…."]
그런데 바로 다음 달, 학과장인 B 교수가 공동 경비로 써야 한다며 사례금을 가져오라고 요구했습니다.
[A 씨/상명대 예술대 학생/음성변조 : "다 같이 1/n을 해서 써야 되고, 지원금을 쓰고 나서 남는 돈을 주시겠다고…."]
돈을 계좌로 이체하지 말고, 현금으로 인출해 오라는 요구도 받았습니다.
[B 교수·학생 C 통화 : "(현금 안 뽑고) 계좌 이체를 받으려고 하면 대포 통장 만들어서 받는 수밖에 없거든."]
이렇게 30여 명의 학생이 B 교수에게 준 돈은 1,500여만 원.
결국 문예위에 관련 제보가 접수됐는데, 일부 학생들은 제보 접수 이후 사건 무마 시도도 있었다고 말합니다.
[B 교수·학생 D 통화 : "금액이 커서 교수님한테 맡겨놓고 너희가 정산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돼."]
이 사례금은 학생들이 창작활동 중 필요에 따라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공금으로는 못 쓰도록 돼 있습니다.
B 교수는 공동 경비 없이 사업 운영이 어려워 학생들에게 동의를 얻어 돈을 걷었고, 돈을 사적으로 가로챌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문예위는 조사 결과, 지원 금액이 사업 목적에 맞지 않게 집행됐다고 보고 고발 등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학교는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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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연 기자 (ye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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