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간 고증, 고민했다"…리들리 스콧, 거장의 귀환 (글래디에이터2)

구민지 2024. 10. 25.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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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atch=구민지기자] "How do you think? Are you kidding?"(리들리 스콧)

리들리 스콧 감독이 24년 만에 '글래디에이터'(2000) 후속작을 선보인다. 오랜 기간이 지난 후, 속편으로 돌아온 소감을 묻자 "어떻겠냐"며 웃었다.

그는 "제작이 왜 이렇게 오래 걸렸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속편은 위험한 작업이다. 많은 이들이 1편보다 별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그도 그럴 게, '글래디에이터'는 제7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5관왕을 차지했다. 전 세계에 탄탄한 팬층을 지니고 있다. 기대치도 높다.

완성도를 위해 꾸준히 공을 들였다. 사실, 1편 이후 4년 만에 속편을 집필했다. 단, 만족도가 떨어졌다. 수정 작업을 하다 보니 긴 시간이 흘렀다는 것.

'글레디에이터2' 측은 25일 화상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었다. 배우 폴 메스칼, 덴젤 워싱턴, 코니 닐슨, 프레드 헤킨저, 리들리 스콧 감독 등이 참석했다.

'글래디에이터2'는 막시무스의 죽음으로부터 20여 년 후를 배경으로 한다. 콜로세움에서 로마 운명을 건 결투를 벌이는 루시우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준비 과정을 떠올렸다. "작가가 속편 집필을 시작했다. 1편 공개 4년 뒤였다. 생각보다 별로라고 느껴 4년 정도 더 묵혔다"고 알렸다.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계속 기다렸다. 다양한 일들을 하느라 바쁘기도 했다. 분명히 어떠한 발자국이 우리를 이끌어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1편에서 답을 얻었다. "전작에서 생존한 모자의 이야기가 될 거라 생각했다. 개념화가 되니까, 이 이야기를 만들어보자고 했고 열심히 작업했다"고 말했다.

루실라(코니 닐슨 분)가 1~2편의 연결고리다. 코니 닐슨은 "1편 후, 5명 아이를 출산하고 다시 이 역할을 맡을 수 있게 됐다. 믿기지 않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어 "이 세계관에 돌아올 수 있고, 리들리 감독과 다시 작업한다는 게 선물같았다. 첫 작업 경험이 제 몸에 강렬하게 남아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웃었다.


이번 작품에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고민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저희 영화가 엔터테인먼트를 목적으로 하긴 하지만, (역사적인) 고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000년도 더 지난 이야기다. 로마의 건축, 의상, 생활 의식 등 모든 걸 세세히 알아봤다. 당시 로마 냄새가 날 정도까지 디테일하게 조사한다"고 짚었다.

이어 "로마 제국은 역사에서 상당한 부분을 점령하고 있다. 역사적 사실을 자세히 이해하고, '어떻게 저만의 버전으로 영화화해야 할까'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감독은 "영화는 흥미를 주면서 정보도 줘야 한다. 당시 기독교인들이 산 채로 잡아먹히기도 했다. 끔찍한 일이 있었다는 점도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덴젤 워싱턴은 감독의 기획력에 감탄했다. "세트장엔 많은 계단이 있었고, 압도적 규모였다. 감독이 배우들이 당시 로마인이 될 수 있게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 사람(감독)이 장난하는 게 아니라 진심이구나 느껴졌다. 배우들은 내부적으로도 몰입하지만, 물리적으로 세트장에 도착하면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빠른 촬영으로 배우들의 부담을 줄였다. "영화감독을 하기 전에 수많은 광고를 찍었다. 스티브 잡스가 나온 애플 광고도 찍었다"고 알렸다.

그 경험이 빠른 촬영으로 이어졌다. "30~60초면 모든 정보를 다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배우들은 가능하다면 39번, (많이) 찍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캐스팅을 잘 하는 게 감독 능력이다. 배우들이 훨훨 날 수 있게 해주는 게 역할이다. 여러번 찍을 이유가 없다. 2번이면 충분한 결과가 나온다"고 전했다.

그는 한 멘트를 인용했다.

"Acting is like sex, Don't talk about it. Just do it"(배우가 연기하는 것은 마치 섹스와 같다. 말하지 말고 그냥 하라)

리들리 스콧 감독은 "배우는 첫 테이크가 영화에 나오는 것을 불안해한다. 그러면서도 일단 한다. (저는) 그게 마음에 든다. 그런 것이 재밌다"고 힘주어 말했다.

'글래디에이터2'는 새로운 영웅의 등장, 긴장감 넘치는 서사를 완성했다. 한층 강력하고 스펙터클한 액션 볼거리를 예고했다. 연기파 합류로 기대를 높였다.

폴 메스칼이 새 글래디에이터가 됐다. '루시우스' 역을 맡았다. 그는 "2편 합류는 상상도 못한 일"이라고 떠올렸다. 카리스마,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

그는 "감독의 계획 실행력이 빨랐다. 그때 내 삶이 정말 뒤바뀌겠다고 생각했다"고 미소 지었다. "매일 트레이닝하며 역대급으로 몸을 키웠다"고 회상했다.

덴젤 워싱턴은 '아메리칸 갱스터'(2007) 이후 오랜만에 감독과 재회했다. "전작은 대성공이었다. 이번에도 거장답게 위대한 영화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배우들은 한국 관객에게 인사를 남겼다. "팝콘 가지고 보시길", "한국 너무 감사하다", "(영화관에서) 큰 화면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글래디에이터2'는 다음 달 13일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 개봉 예정이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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