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로만 꾸린 영화제…어떤 영화 있었나

황대훈 기자 2024. 10. 25.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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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생성형 AI 영화제, 취재기자와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황대훈 기자, 오늘 열린 영화제는 부문이 아니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체를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만든 영화들로만 채워졌습니다.


어떤 특징이 있었을까요?


황대훈 기자

경기도와 경기도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제1회 대한민국 AI 국제영화제, 오늘 킨텍스에서 열렸는데요.


AI 영화제는 저도 몇 번 보도해드렸습니다만 이번이 처음 아닙니다.


올해에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AI부문 신설해서 크게 화제가 됐었고요.


경상북도에서 경북 국제 AI 메타버스 영화제를 여름에 개최했는데 여기도 AI부문 시상을 했습니다. 


그런데 특정 부문이 아니라 영화제 전체를 생성형 AI로 만든 영화로만 채운 것은 국내에서는 이번 영화제가 처음인 겁니다.


104개국에서 2,067편이나 출품 됐는데요, 80퍼센트가 해외 작품이었습니다.


4개 부문으로 나눠서 심사했는데요. 흔히 볼 수 있는 스토리가 있는 영화를 다루는 내러티브 부문, 다큐멘터리 부문, 그리고 예술적인 표현을 강조한 아트앤컬처 부문, 마지막으로 자유형식 부문이 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수상자들 나이대가 상당히 젊은 편이었고요, 특별상이 따로 마련된 게 눈에 띄었는데 글로벌 사우스 부문이라고 해서 상대적으로 영화산업이 발달하지 않은 제3세계 작품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취지로 마련됐습니다.


브라질에서 온 수상자가 상을 받았는데요.


생성형 AI를 영화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보는 영화제의 시선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서현아 앵커

그런데 사실 이 AI 영화가 주목받기 시작한 게 그렇게 오래된 일은 아닙니다.


올해 초 정도부터였다고 기억을 하는데, 그 사이에도 영화 기술의 발전이 있었다고요?


황대훈 기자

올해 상반기에 두바이 AI 국제 영화제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권한슬 감독이 대상을 받으면서 AI영화에 눈길이 쏠렸는데요.


권한슬 감독의 원모어펌킨도 그랬고, 부천 영화제 때 출품됐던 많은 작품들의 공통점이 사이언스 픽션 장르를 다뤘다는 겁니다.


적은 제작비로는 만들 수 없는 우주전쟁 씬이라던가 특수분장이 필요한 괴물이 나온다던가 하는 비현실적인 내용들이 많았는데요.


이번에 대상을 받은 작품 '마테오'나, 개막작으로 상영된 권한슬 감독의 '아버지의 책' 같은 작품처럼 좋은 평가 받은 작품들의 특징은 굉장히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내용을 다뤘다는 겁니다.


물론 폭발씬이라던가 세계 여러 곳을 누빈다던가 하는 영화적인 과장은 있는데 충분히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장면들이었고요.


무엇보다 서사가 살아있었습니다.


제가 7분 길이 영화 한 편, 16분 길이 영화 한 편 이렇게 두 편을 보고 왔는데 두 영화 다 살짝 짠한 감정이 들더라고요. 


두 작품 다 주제가 부모님의 사랑이라서 조금 진부하긴 했는데 진부한 만큼 쉽게 감동을 자아내는 대목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기술을 전시하는 영화에서 관객에게 어필하는 영화로 발전하고 있는 겁니다.


전문가들도 AI영화의 성공 포인트는 기술이 아니라 스토리일 거라고 짚었는데요.


영화제 조직위원을 맡은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 같은 경우에도 AI 영화제지만 스페셜 이펙트 영화제가 아니다 정확히 이렇게 말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일상의 감정과 어떤 서사에까지 인공지능 기술이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는 얘기인데, 그렇다면 이 같은 AI 영화제를 통해서 창작자들이 성장을 하려면 앞으로 어떤 노력이 더 필요할까요?


황대훈 기자

저번 부천 때부터 생성형 AI 영화에 관심을 갖는 창작자들을 만나보면 영화를 전공한 사람도 있지만 비전공자들이 훨씬 많습니다.


특히 영화로 만들고 싶은 자기만의 스토리를 갖고 있는 창작자들이 많았거든요.


이번에 대상을 받은 마테오팀도 보면 영화 전공자는 1명 뿐이고, 작가 지망생과 웹소설 편집자를 하면서 영화 제작의 꿈을 키우던 창작자들이었습니다.


이렇게 자기만의 스토리를 영화로 만들고 싶은 사람들과 기술을 만나게 해주는 자리가 많이 만들어져야 하고요.


수상자들 이야기 들어보니까 제작비가 조금씩 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예전에 권한슬 감독은 5만 원이랑 전깃세로만 만들었다, 사실상 공짜로 만들었다 이런 이야기 했었는데 요즘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구독 프로그램 자체가 가격이 상당히 오르고 있고요.


여러 명이 작업하면 계정을 또 여러 개 구입해야 해서 이것도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합니다.


대상 받은 작품 같은 경우에는 5백만 원 정도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창작자들을 위한 작업 공간이나 지원금, 제작비가 조금이라도 더 늘어나면 생성형 AI 산업에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이게 아직 기술이 초기단계라 시행착오를 많이 겪게 되고, 집단 창작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창작자들이 모일 수 있는 자리나 제작물들을 공유할 수 있는 아카이브 같은 것이 마련되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굉장히 빨라지고 있는데 우리 영화 제작 환경도 그 속도를 잘 맞춰가기를 바라겠습니다.


황대훈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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