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몰린 팬 … 김주형 '노보기' 화답
3타 줄이며 공동 8위로
"퍼트 감만 더 뜨거워지면
좋은 우승 기회 찾아올 것"
안병훈 2타 차 단독 선두로
KPGA투어 골퍼 15명 생존
"오늘은 아침 일찍 출발했는데도 팬클럽 분들이 새벽부터 나오셔서 응원을 많이 해줬어요. 얼마나 든든한지 모르겠어요. 미국에 가서도 생각이 많이 날 것 같아요."
'폭주 기관차' 김주형이 이른 아침부터 몰려든 팬들의 응원에 무결점 플레이로 보답했다. 25일 DP월드투어·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공동 주관으로 인천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코리아(파72)에서 열린 제네시스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솎아내며 중간합계 7언더파 137타를 기록해 공동 8위로 올라섰다. 단독 선두로 나선 안병훈과는 4타 차다.
이날 김주형은 오전 7시 40분에 출발했다. 쌀쌀한 날씨에 이른 시간이라 많은 팬이 올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1번홀부터 수많은 갤러리가 몰렸고, 김주형의 이름이 새겨진 핑크색 조끼를 맞춰 입은 팬클럽 '폭주 기관차 톰킴' 멤버들은 연신 '파이팅'을 외치며 힘을 실어줬다. 팬클럽 회원은 "컬러를 핑크로 정한 것은 김주형 선수가 핑크색 셔츠를 입었을 때 성적이 좋았던 것에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첫날 잭니클라우스GC코리아의 까다로운 그린에 3퍼트를 세 차례나 했던 김주형도 더 힘을 내며 보기 없는 경기를 선보였다. 환호에 화답하듯이 7번홀에서는 327야드 티샷을 날렸고, 9번홀에서 또다시 330야드 대포알 티샷을 터뜨렸다.
김주형은 플레이 내내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경기 후 김주형은 "굿샷을 했을 때나 아쉽게 퍼트가 안 들어갔을 때 계속해서 엄청나게 응원해주신다. 정말 힘이 많이 된다"며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이렇게 많은 것이 얼마나 든든한지 모르겠다. 미국에 가서도 생각이 많이 날 것 같다"면서 고마움을 전했다.
경기 내용도 점점 안정감을 되찾아가고 있다. 김주형은 "한국에 와서 이틀간 안정적으로 경기를 한 것 같다. 오늘은 롱퍼트 거리감도 괜찮았다"며 "지금 퍼트 감각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좀 더 '뜨거워진다면' 주말에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주형은 차원이 다른 공략을 선보였다. 어떤 상황에서도 홀을 직접 공략했고 대부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경기력이 정말 좋아졌다'는 말에 김주형은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고 했지만 롱아이언부터 숏게임까지 한 수 위 정교함을 뽐냈다. 김주형은 "한국에 있을 때 더 자신감 있게 쳤던 것 같다"고 돌아본 뒤 "지금은 스코티 셰플러(미국)처럼 주위에 워낙 잘 치는 선수가 많다 보니 눈높이가 높아졌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올해는 헤매는 기간이 있긴 했지만 최근 샷이 감각을 찾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랭킹 25위인 김주형이 이번 대회에서 공동 8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린 가운데 리더보드 맨 꼭대기에는 또 다른 PGA 투어 멤버인 안병훈이 이름을 새겼다. 안병훈은 이날 버디를 8개나 잡고 보기는 2개로 막아 중간합계 11언더파 133타를 만들며 세계랭킹 36위이자 이번 대회 출전 선수 중 두 번째로 높은 톱랭커의 면모를 보였다. 2015년 DP월드투어 BMW PGA 챔피언십, KPGA 투어 신한동해오픈 이후 9년 만에 우승을 차지할 기회를 잡은 안병훈은 "지금까지 아쉬움은 없다"고 만족감을 드러낸 뒤 "오늘과 어제 버디가 많이 나왔고, 오늘은 전반에 드라이버샷이 안 좋았으나 후반에는 안정을 찾아 좋은 경기를 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우승 생각은 머릿속에서 지웠다. 안병훈은 "우승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위해 더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는 것이 목표"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30명의 정예부대가 출전한 KPGA 투어 멤버 중에서는 15명이 컷 통과에 성공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정한밀이 버디 9개와 보기 4개로 5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6언더파 138타로 김영수와 함께 공동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 김승혁이 공동 17위, 전가람과 김홍택이 공동 25위로 반환점을 돌았다. KPGA 투어 멤버들의 순위 경쟁은 또 하나의 볼거리다. 한국 선수 중 순위가 가장 높은 선수는 내년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 출전할 자격을 얻게 된다.
[인천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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