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공수처 검사 4명 연임 ‘늑장’ 재가···임기 만료 이틀 전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소속 검사 4명의 임기를 단 이틀 남긴 시점에 이들의 연임을 재가했다. 공수처 안팎에서는 임기 목전에 검사들의 연임을 재가한 윤 대통령의 처사가 사실상의 수사 외압에 준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25일 윤 대통령이 공수처 검사 4명의 연임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연임 대상자는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수사를 이끌어왔던 차정현 수사기획관(부장검사)와 수사4부의 이대환 부장검사, 기타 수사3부의 송영선, 최문정 검사다. 공수처 검사의 임기는 3년이고 3차례 연임이 가능해 최대 12년 근무가 가능하다.
윤 대통령의 연임 재가 결정은 공수처 인사위원회가 지난 8월13일 이들의 연임 제청안을 대통령실로 올려 보낸지 두 달이 지나서야 나왔다. 이들의 임기 만료 시점까지 단 이틀 남은 시점이기도 하다. 연임 대상자인 검사들은 오는 27일까지가 임기 시한이었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늑장 연임 재가가 사실상의 수사 방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인사권으로 수사기관의 안정성을 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종합감사에서도 연임 재가를 미뤄온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이 인사로 수사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도 “사실상 윤 대통령이 수사기관을 무력화하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공권력을 활용하고 임명권을 사용해 사적으로 보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도 검사들의 연임 재가 지연 문제에 대해 “공수처에 대한 또 다른 수사 외압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령은 “연임 끝자락에야 이렇게 재가 하는 모습 자체도 수사에 대한 어떤 압력을 주는 등 힘들게 하는 모습 아닌가 생각한다”며 “정부 여당이 채 상병 사망사건을 규명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 다시 한번 묻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사직 의사를 밝혔던 공수처 수사3부의 박석일 부장검사와 수사2부의 김상천 검사에 대한 면직안도 이날 재가했다. 이에 따라 김 검사는 이날부로 사직 처리가 됐고, 박 부장검사는 오는 31일자로 사직 처리가 된다. 수사2부 김성진 검사는 연임원을 제출하지 않으면서 오는 27일 자로 임기가 종료되어 자동 사직처리 된다. 이들을 제외할 경우 공수처는 검사 정원 25명 가운데 15명만 남게 된다.
https://www.khan.co.kr/national/court-law/article/202410011432001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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