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사 지키려다, 여당도 외면…‘사면초가’ 尹대통령

박성의 기자 2024. 10. 25. 18: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尹지지율 20%, 최저치…가장 큰 이유는 “여사 문제” [한국갤럽]
한동훈, 김 여사 논란에 “문제 회피 위한 단결 안돼”…용산 압박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란이 정부의 '아킬레스건'이 된 모양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5일 발표된 가운데, 그 이유로 '김 여사 리스크'가 지목됐다. 여당 지도부가 관련 대응책을 용산에 강하게 요구하고 나서면서, 윤 대통령의 '레임덕'(조기 권력 누수 현상) 가능성도 언급된다.

왼쪽부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김건희 여사,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바닥' 찍은 尹지지율…여사에 등 돌린 민심

한국갤럽이 지난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율은 직전 조사(10월15~17일)보다 2%포인트(p) 내린 20%로 집계됐다. 윤 대통령 직무 수행 부정 평가는 직전 조사 대비 1%p 오른 70%였다.

윤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지난 9월 2주 차 조사에서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20%)를 기록한 뒤 소폭 상승하며 20% 초반대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6주 만에 다시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른바 '김 여사 리스크'가 지지율 하락의 기폭제가 된 모습이다. 대통령 직무 부정 평가 이유 중 1위는 '김건희 여사 문제'(15%)로 조사됐다. 이어 '경제/민생/물가'(14%), '소통 미흡'(12%), '전반적으로 잘 못한다'·'독단적 일방적'(각 6%) 등이 꼽혔다.

갤럽은 "대부분 응답자 특성에서 윤 대통령이 현재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많고, 특히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성향 진보층, 40대 등에서는 그 비율이 90%를 웃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태껏 대통령을 가장 후하게 평가했던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긍정 48%, 부정 40%로 긍·부정적 시각차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당 내 불안감도 팽배한 상황이다. 지난 재‧보궐선거에서는 선방했으나, 향후 추가적으로 민심이 하락할 시 전국단위선거에서 불리한 지형에 놓일 것이란 우려에서다.

한때 '김 여사 측근'으로 불렸던 한동훈 대표도 '형수'와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 대표는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 회의에서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 선고가 나오기 전에 김 여사와 관련한 국민들의 요구를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통령 가족 등의 비위 행위를 감찰하기 위한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한 대표는 이날 대구여성정치아카데미에 참석해 "지금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변화와 쇄신을 하지 않으면 우리는 다 망한다"며 "저는 뭉치고 단결하는 것을 좋아한다. 다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뭉치고 단결하자. 문제를 회피하고 방치하기 위해 뭉치고 단결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건희 여사 관련 지지자들의 우려와 걱정을 어떻게든 해소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라며 본인의 주장을 재차 강조했다.

김건희 여사가 10월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에서 아가타 코른하우저 두다 여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與 압박에도 尹 묵묵부답…'국정 동력 마비' 우려도

민심이 등을 돌리고, 여당도 용산을 압박하면서 윤 대통령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지지율이 10%대로 하락할 시 대선 공약을 이행할 동력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섞인 분석도 나온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30%대로 대통령 긍정 지지율이 내려가면 위태롭게 되고 25% 미만으로 내려가면 국정 동력은 상실되고 마비된다"며 "낮은 지지율로 대통령의 국정과제를 순탄하게 추진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통령실이 한 대표의 요구를 수용하거나, 김 여사의 자숙 또는 대국민사과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친윤(親윤석열)계가 한 대표의 최근 발언을 '내부 총질'이라 비판하고 나선 가운데,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요구에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은 '특별감찰관 임명' 문제에 대해서도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 건을 거론하며 사실상 한 대표의 플랜에 제동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엄중한 인식 아래 국민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 나갈 것"이라며 "부족한 부분 채우기 위해서 하루하루 최선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 여사에 대한 추가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 충분히 (한 대표와) 면담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저희가 말씀 드렸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2.4%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한국갤럽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