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고래 싸움에 '한국' 터진다"…IMF의 경고

이상은 2024. 10. 2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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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태지역 경제전망
"무역 긴장, 하방 리스크 키워"
"美·中 갈등, 한국에 더 부정적 영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커지면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토머스 헬빙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국장은 24일(현지시간) IMF가 미국 워싱턴DC에서 연 아·태지역 경제전망(REO) 기자회견에서 미국 대선 이후 미·중 갈등이 커지면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한국경제신문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돼 중국산 수입품에 60% 이상의 추가 관세를 매기는 등 통상전쟁이 본격화하면 한국 경제 성장에 큰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헬빙 부국장은 현재 IMF의 경제 전망치에는 무역 긴장이 더 강화된다는 가정이 포함돼 있지 않다며 “무역 긴장이 높아지는 것은 (한국 경제의) 주요 하방 리스크”라고 말했다. IMF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2.5%에서 내년 2.2%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헬빙 부국장은 “한국은 글로벌 공급망과 세계 시장에 매우 강하게 통합돼 있고, 중국과 미국에 모두 강하게 노출돼 있다”며 “미·중 간 무역 긴장이 더 높아진다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더 크게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영향을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는 “(미국과 중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 어느 정도로 긴장이 높아질지 등에 따라 많은 부분이 달라질 수 있어서 더 자세하게 답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외풍에 취약한 韓 수출…中 경기둔화 큰 타격"
IMF 아·태지역 경제전망…"미·중 갈등, 한국에 더 부정적"

국제통화기금(IMF)은 24일(현지시간)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한국의 내수 부문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전환(피벗) 등을 계기로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머스 헬빙 IMF 아시아·태평양담당 부국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IMF 아태지역 전망 기자회견에서 “내수가 그동안 약했던 것은 세계적인 물가 상승으로 구매력이 떨어진 점, 긴축적 통화정책이 민간의 부채 부담을 강화한 점 등이 반영된 것”이라며 “한은의 통화정책 전환 사이클이 시작된 만큼 이런 상황은 곧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韓 긴축정책 종료…내수 회복


헬빙 부국장은 “한국의 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예상보다 강했으나 내수는 수출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은의 피벗으로 이 같은 상황이 바뀔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물가상승률이 떨어지면서 실질 구매력이 상승할 것”이라며 “이는 내수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지난 17일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연 3.25%로 0.25%포인트 내렸다. 2021년 8월부터 작년 1월까지 지속된 금리 인상 사이클을 되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헬빙 부국장은 기자회견 직전 한은이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자료를 언급하며 “예상대로 한국의 내수는 3분기에 강화됐다”고 말했다. 한은은 3분기에 민간 소비가 0.5%, 정부 소비가 0.6% 늘어나는 등 내수 부문이 강세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다만 수출이 줄면서 전체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분석했다.

 ○아시아 성장세, 예상보다 강해

중국의 경기 둔화는 한국 수출 감소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헬빙 부국장이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것을 한국 경제의 주요 하방 리스크로 지목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가 외부 여건 악화에 쉽게 휘둘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이창용 한은 총재도 이날 워싱턴DC에서 “중국 내부 경쟁이 치열해 중국 기업들이 수요를 찾아 해외로 나가는데 이는 글로벌 가치사슬이 바뀌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은 중국 시장을 겨냥한 수출이 감소할 뿐만 아니라 중국 외 지역에서 경쟁 압력 강화라는 ‘이중고’를 겪게 된다는 얘기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태국장은 “아시아는 여전히 세계 성장의 엔진”이라며 “아시아 경제가 예상보다 강하게 성장하면서 우리는 이 지역 경제 전망을 2024년 4.6%, 2025년 4.4%로 상향했다”고 말했다. 다만 “인도(6.5%)와 중국(4.5%)의 성장이 내년에는 다소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MF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8%로 지난 7월 전망치(5.0%)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중국과 인도를 제외한 다른 신흥국 경제는 견고하고 광범위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아시아의 인플레이션은 다른 지역에 비해 낮고 안정적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이것은 대부분의 아시아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중국, 내수 중심으로 성장해야

중국이 수출 주도 성장 대신 내수 중심의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중국은 수출 주도 성장을 지속할지 아니면 내수를 활성화하고 중국 소비자를 성장동력으로 전환할지에 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며 “IMF는 중국 경제가 매우 커진 만큼 내수 소비가 더 믿을 수 있는 성장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중국 정부가 움직이지 않으면 성장률은 4%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며 “결단력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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