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반도체 패러다임 변화

이상덕 기자(asiris27@mk.co.kr) 2024. 10. 2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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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경주의 승패를 결정짓는 것은 그동안 엔진이었다. 하지만 엔진 개발 경쟁이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이제 타이어가 승패를 좌우하기 시작했다. 상대방이 한 바퀴 돌고 타이어를 교체할 때 내가 만약 두 바퀴 돌고 난 뒤 바꾸면 내가 승리한다." 이강욱 SK하이닉스 부사장의 설명이다.

반도체 기업들은 그동안 나노 경쟁을 벌였다.

반도체는 그동안 디자인과 팹(제조)에서 우위를 점한 기업이 강세를 보였는데, 이제 패키징 기술이 성패를 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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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경주의 승패를 결정짓는 것은 그동안 엔진이었다. 하지만 엔진 개발 경쟁이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이제 타이어가 승패를 좌우하기 시작했다. 상대방이 한 바퀴 돌고 타이어를 교체할 때 내가 만약 두 바퀴 돌고 난 뒤 바꾸면 내가 승리한다." 이강욱 SK하이닉스 부사장의 설명이다.

반도체 기업들은 그동안 나노 경쟁을 벌였다.

1965년 고든 무어가 '무어의 법칙'을 선언한 이후 회로 폭을 얼마나 미세하게 만들 수 있는지가 곧 경쟁력이었다. 1970년대 10마이크로미터(㎛), 1990년대 서브미크론, 2000년대 90나노미터(㎚)에 접어들었고 오늘날엔 1㎚대에 진입했다. 반도체 회로 폭이 50년간 머리카락 굵기 10분의 1에서 10만분의 1로 1만배나 더 얇아진 것이다.

하지만 고객사는 갈수록 더 까다로워졌다.

더 많은 기능을 갖추면서도 다루기 쉽고 더 작은 반도체를 요구한 것이다. 스마트폰, 전기차와 같은 새로운 제품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한쪽에서는 모뎀, 메모리(S램·D램),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같은 다양한 반도체를 하나로 묶는 이른바 '칩렛 기반 시스템온칩(SoC)'을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대만 TSMC는 이런 소비자 수요를 파고들었다. TSMC는 여러 칩을 하나로 묶으면서도 발열은 적은 기술을 개발했고 이를 'CoWoS'라는 브랜드로 내놓았다. TSMC는 스스로를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파운드리로 부르지 않는다. 그 대신 '종합 솔루션 기업'이라고 강조한다. 고객사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민해 풀어주는 해결사라는 메시지다.

이는 반도체 패권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TSMC에 엔비디아 매출 비중은 10%에 불과하지만, 엔비디아에 TSMC는 모든 것이나 다름없다. 제조를 전적으로 위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그동안 디자인과 팹(제조)에서 우위를 점한 기업이 강세를 보였는데, 이제 패키징 기술이 성패를 가르고 있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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