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언제나 씩씩했던 ‘일용 엄니’, 노년에는 요리전문가로 활동 넓혀

김은형 기자 2024. 10. 2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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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씩씩하고 유쾌했던 할머니, 국내 최장수 드라마 '전원일기'의 일용 엄니로 큰 사랑을 받았던 배우 김수미(본명 김영옥)가 별세했다.

누구보다 개성 넘치던 배우 김수미의 코미디 연기 감각은 이후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빛을 발했다.

김수미는 2018년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전원일기'를 찍을 때부터 "배우들 다 (촬영 끝나고 집에) 가는데 나는 밭에서 채소를 따 왔다. (무 등을) 뽑아 와서 김치를 담가 나눠 주면 다들 맛있다고 하니 좋았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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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수미 배우. 한겨레 자료사진 ⓒ강현욱 (스튜디오 어댑터)

언제나 씩씩하고 유쾌했던 할머니, 국내 최장수 드라마 ‘전원일기’의 일용 엄니로 큰 사랑을 받았던 배우 김수미(본명 김영옥)가 별세했다. 향년 75.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25일 오전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함께 살던 아들 정명호 나팔꽃에프앤비(F&B) 이사는 “경찰에서 고혈당 쇼크사가 최종 사인이라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앞서 김수미씨는 지난 5월 피로 누적으로 입원해 치료를 받으며 활동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전북 군산 출신인 고인은 1970년 문화방송(MBC) 공채 3기 탤런트로 합격해 연기를 시작했다. 1980년 문화방송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일용 엄니를 맡아 22년간 연기했다. 역할을 처음 맡을 당시 30대 초반이었던 고인은 아들 일용 역의 배우 박은수보다 어린 나이로 촌로 역할을 하면서도 코믹하면서 거침없는 말투와 푸근한 연기로 호평받았다. ‘전원일기’에서 보인 뛰어난 연기력과 드라마 ‘남자의 계절’에서의 열연으로 1986년 엠비시 연기대상을 받았다.

누구보다 개성 넘치던 배우 김수미의 코미디 연기 감각은 이후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빛을 발했다. 특히 걸쭉한 욕 연기로 인기를 모으며 많은 드라마에서 욕 명장면을 만들어냈고 2015년에는 전국 욕쟁이들이 모여 욕 배틀을 펼친다는 영화 ‘헬머니’ 단독 주연을 맡았다. 이 밖에도 고인은 2000년대 들어 드라마에서 영화로 연기 영역을 넓히며 ‘마파도’(2005). ‘가문의 영광’ 2, 3편 등의 흥행 성공을 견인했다.

평소 뛰어난 요리솜씨를 자랑했던 고인은 환갑을 넘긴 2010년대에 다시 한번 활동 반경을 넓히며 ‘수미네 반찬’(tvN), ‘밥은 먹고 다니냐?’(SBS플러스) 등 여러 음식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손맛을 펼쳤다. ‘수미네 반찬’에 함께 출연했던 여경래 셰프는 “(촬영 현장에서 요리를 만들 때) 빈틈없는 대가의 모습을 보여줘서 놀라웠고 출연한 셰프 모두가 인정하는 맛을 구현하셨다”고 회고했다. 또 고인이 당시 70명 넘는 스태프 음식을 여러번 직접 만들어와 챙기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김수미는 2018년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전원일기’를 찍을 때부터 “배우들 다 (촬영 끝나고 집에) 가는데 나는 밭에서 채소를 따 왔다. (무 등을) 뽑아 와서 김치를 담가 나눠 주면 다들 맛있다고 하니 좋았다”고 회상했다.

우리 시대 배우의 갑작스러운 이별에 동료 배우와 팬들의 추모도 이어졌다. 에스엔에스(SNS)에서는 최근까지 고인이 출연했던 예능 프로그램 ‘회장님네 사람들’ 마지막회에서 “다들 건강하시고 또 만나요”라고 김수미씨가 했던 인사말이 회자됐다. 22년 동안 ‘전원일기’에서 함께 호흡했던 배우 최불암은 “최근 예능 ‘회장님네 사람들’ 때문에 오랜만에 만났는데, 아픈 데는 없느냐는 질문에 괜찮다고 씩씩하게 대답했는데 이렇게 떠날 줄 몰랐다”며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전원일기’에서 함께 연기했던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김수미 선생님은 화려한 배우라기보다는 따뜻한 인간미와 유머로 가족처럼 다가오신 분이라 그 슬픔이 더 큰 것 같다”고 추모를 표했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정창규씨와 딸 정주리씨, 아들 정명호씨, 배우로 활동하는 며느리 서효림씨가 있다. 빈소는 한양대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27일 오전 11시다.

영화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 태원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은형 선임기자, 박미향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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