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민당, 총선 목전서 '새 비자금' 악재…접전 지역구도 늘어(종합)
與 과반 불투명 전망 속 자민 우세 지역구 감소…'포스트 이시바' 움직임도 분주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집권 자민당이 오는 27일 치러지는 중의원(하원) 선거를 목전에 두고 '비자금 스캔들'과 관련한 새로운 악재가 불거지면서 궁지에 몰렸다.
25일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본부는 지난 16일 앞서 터진 비자금 문제로 공천하지 않은 출마자가 대표를 맡은 당 지부에 '활동비' 명목으로 2천만엔(약 1억8천만원)을 지급했다.
이에 앞서 자민당 본부는 이달 10일 공천 대상자가 있는 지부에도 공천 명목 비용 500만엔과 활동비 1천500만엔을 합쳐 2천만엔을 이체했다.
공산당 기관지 '아카하타' 보도로 공천 배제 지부에 활동비를 줬다는 사실이 지난 23일 알려지자 야당은 비자금 연루 의원을 사실상 공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이튿날인 24일 히로시마시 유세에서 "당 지부에 준 것이지 공천 배제 후보에게 준 것이 아니다"라며 "그런 보도에 져서는 안 된다"고 항변했다.
자민당 본부도 같은 날 "어디까지나 '당 세력 확대'를 위해 지급한 것으로 공천 여부와는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선거 운동과 당 세력 확대 활동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에 대해 비판과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자민당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하기우다 고이치 전 의원은 활동비 관련 당 집행부 판단에 대해 "매우 큰 의문을 갖고 있다"며 "달갑지 않은 이야기"라고 밝혔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대표도 공천 배제 후보자의 지부에는 활동비 1천500만엔만 지급했어야 한다면서 "왜 500만엔을 얹었는가. 어떻게 봐도 이면 공천금 아닌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앞서 자민당 일부 파벌은 정치자금 모금 행사(파티)를 주최하면서 '파티권'을 할당량 이상 판 소속 의원들에게 초과분 돈을 다시 넘겨주는 방식 등으로 오랫동안 비자금을 조성해 왔다.
당은 이런 사실이 검찰 수사 등으로 공개되자 39명을 징계했고, 중징계를 받거나 비자금 의혹을 명확히 해명하지 않은 12명을 공천 대상에서 배제했다.
자민당이 비자금 문제를 말끔히 해결하지 못하고 실질임금이 거의 오르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연립 여당인 자민당·공명당 전체 의석수가 과반을 유지할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보수 성향 최대 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22∼24일 9만2천1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등을 근거로 자민당과 공명당 등 여당이 465석 중 과반인 233석 확보를 놓고 야당과 공방을 거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자민당 비자금 문제에 따른 비판이 더욱 심각해지면서 이달 15∼16일 조사와 비교해 자민당이 우세인 지역구가 감소하고 여야 접전 지역구가 늘었다고 전했다.
자민당 우세 지역구는 기존 102곳이었으나, 이번에는 87곳으로 파악됐다.
자민당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지역구는 118곳에서 133곳으로 증가했고, 입헌민주당 후보가 경합 중인 곳도 101곳에서 116곳으로 늘었다.
마키하라 히데키 법무상, 사카이 마나부 방재상, 이토 다다히코 부흥상, 오자토 야스히로 농림수산상 등 4명은 현직 각료임에도 야당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입헌민주당이 열세인 지역구는 73곳에서 56곳으로 줄었고 우세 지역구는 33곳에서 35곳으로 늘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같은 기간 15만5천447명을 상대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등을 분석한 결과, 접전 양상 지역구가 15∼16일 조사와 비교해 늘어나면서 전체의 약 50%를 차지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자민당이 야당 후보 난립으로 정권 비판 표가 분산된 지역구에서도 고전하고 있어 단독 과반은 어려울 것이고 자민당과 공명당 의석수 합계가 절반을 넘을지도 불투명하다"면서 중의원 해산 이전에 98석이었던 입헌민주당 의석수가 150석에 이를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한편, 지난달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패한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 등 유력 인사들도 전국을 돌며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이들이 총재 선거 당시 자신을 지지해 줬던 후보자들을 응원하면서 당내 기반을 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언론사 조사에서는 여당 과반 붕괴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며 "선거 결과에 따라 '포스트 이시바'를 향한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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