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걱정 많은 엄마 돈 보고 접근했다”…60대女 노린 보이스피싱 기승, 예방법은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ifyouare@mk.co.kr) 2024. 10. 25.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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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라는 사람은 고성으로 협박하고, 금융감독원 차장이란 사람은 저를 달래 주면서 빨리 이체해야 한다면서 양쪽에서 저의 정신을 쏙 빼놓아 저도 모르게 시키는 대로 하게 됐습니다.”(60대 여성 피해자)

[사진 = 경찰청 유튜브 캡처]
보이스피싱 수법이 날로 새로워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6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5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 피해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60대 비율이 지난해 1∼9월 5%에서 올해 같은기간 16%로 늘었다. 20대 이하 비율이 같은기간 76%에서 54%로 감소한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60대 중에서도 여성 피해자 비중이 두드러진다. 올해 1월 8%였던 비율은 9월에 23%까지 늘었다.

경찰청은 은퇴로 인해 사회적 활동이 감소하면서 정보가 부족해진 것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또 고령화에 따라 심리적 압박에 더 민감해지는 경향도 한 몫했다고 설명했다.

위조 신분증과 위조 공문. [사진 = 경찰청]
보통 범죄조직은 선한 역(금감원 관계자 사칭범)과 악역(검사 사칭범)으로 세부 역할을 나눠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압박한다.

특히, 기관사칭형 수법은 마치 다른 모든 등장인물에 의해 꾸며진 거짓된 삶을 살아가는 내용의 영화 ‘트루먼 쇼’를 연상시킨다.

피해자가 ▲카드 배송원 ▲카드사 고객센터 상담원 ▲금융감독원 차장 ▲검찰청 검사 등이라고 믿었던 사람들은 사실은 다양한 배역을 맡은 범죄조직원들이다.

이들 범죄조직은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설치한 악성 앱을 통해 모든 통신을 조직원들과 연결되게 해 철저하게 꾸며진 영화 세트장처럼 피해자를 사회로부터 고립시킨다.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 60대 이상 여성 피해자 비율 [자료 = 경찰청]
범죄조직이 기관사칭형과 같은 전형적인 수법만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경제적 변화에 따라 범행 시나리오를 새로 만들거나 변경하기도 한다. 최근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투자리딩방 범죄조직이 새로운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는 징후를 포착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민 대부분이 전화금융사기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10년 전과 완전히 다르다. 기관사칭형처럼 전형적인 수법은 범죄 시나리오나 최소한의 키워드라도 숙지하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며 “경찰청에서 공개한 시나리오와 예방 영상을 통해 범죄 수법 및 예방법을 익혀두고, 가족과 지인에게 공유한다면 평생 모은 소중한 재산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수사기관은 영장이나 공문서를 절대 SNS나 문자로 보내지 않는다”며 “인권수사가 강조되는 요즘, 절대 수사기관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일단 전화를 끊고 주변 사람에게 물어보고 특히 어떤 식으로든 돈을 요구하면 100% 사기이니 전화를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보이스피싱 예방, 이것부터 숙지 하세요”
금융감독원과 카카오, 금융결제원, 정보통신진흥협회, 인터넷진흥원은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해 금융소비자가 알아둘 만한 서비스를 소개, 숙지해 둘 필요가 있다.

평소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할 사항을 비롯해 이미 개인정보가 유출된 경우 이에 긴급히 대처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카카오톡 메시지 진위 확인서비스 = 카카오는 금융사나 공공기관이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보낸 경우 메시지의 진위를 확인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먼저 금융사와 공공기관이 전송한 정식 메시지가 맞는지를 쉽게 구별할 수 있도록 메시지와 기관명 옆에 인증마크(인증 배지)를 표시하고 있다.

친구로 등록되지 않은 해외번호 이용자가 메시지를 보내왔다면 발송자의 프로필 이미지를 주황색 지구본으로 표시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해당 사용자의 국가명과 해외번호 사용자라는 경고 표시 팝업도 제시된다.

국내번호 가입자라도 친구로 등록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화를 시도할 경우 프로필 이미지를 주황색으로 표시한다. 이때 금전 요구에 대한 경고 문구 팝업도 함께 나타난다.

◆e프라이버시 클린서비스 = 인터넷진흥원(KISA)이 제공하는 ‘e프라이버시 클린서비스’는 휴대전화 등을 통해 본인인증 했던 웹사이트 현황을 확인하고 불필요한 웹사이트의 회원 탈퇴, 가입 시 제공한 정보 열람·삭제 등을 요청할 수 있다.

인터넷진흥원은 이용자의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계정정보 유출 여부 확인할 수 있는 ‘털린 내 정보 찾기 서비스’도 제공한다.

◆휴대전화 가입현황 조회 및 ‘대포폰’ 개통 제한 = 최근 유행중인 메신저 피싱의 경우 개인정보 탈취 후 비대면으로 알뜰폰을 개통하고 비대면 금융거래로 돈을 빼내는 수법을 쓴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는 자신의 이름으로 신규 휴대전화 개통 시 이를 문자메시지로 통보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다.

본인 이름으로 가입된 휴대전화 가입 현황을 조회하거나 신규가입을 제한할 수 있는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자료 = 금감원]
◆나도 모르는 계좌가 있다면 ‘내 계좌 한눈에’ = 메신저피싱에 대응하려면 본인 명의로 개설된 계좌 현황을 파악하고 필요 시 명의도용 계좌의 신속한 지급정지 조치가 중요하다.

금융결제원에서는 본인 이름으로 개설된 금융사 계좌정보를 한번에 조회할 수 있도록 어카운트인포 홈페이지와 모바일앱에서 ‘내 계좌 한눈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사명은 물론 개설지점, 계좌번호, 개설 일자, 최종 입출금일, 잔액 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 = 신분증 분실, 피싱 등에 의한 개인정보 유출로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추가 피해를 막으려면 신속히 본인 명의의 금융거래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

금감원은 금융소비자가 노출 사실을 등록하면 해당 정보를 금융사에 실시간 전파하는 ‘개인정보노출자 사고 예방시스템’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개인정보 노출자로 등록되면 해당 명의의 대출과 계좌개설 등 금융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금융사는 강화된 본인 확인을 하게 된다.

경찰청에서 소개하는 보이스피싱 예방 영상 모음들.
▲당신이 보이스피싱을 당할 수밖에 없는 이유[기관사칭형]

https://youtu.be/19nj1XPYa2U

▲대출빙자형 예방 영상

https://youtu.be/mhAIHwK_db0

▲다음 중 진짜 은행 대출 전화는 무엇일까요?

https://youtu.be/lrWFldZmoDc?si=OjowO-zMPnZnqZHP

▲지금 이 음성은 실제 보이스피싱 음성입니다.

https://youtu.be/zQ_S6dV3Crk?si=r7brzZtvJxAGNrqq

▲보이스피싱, 단지 내 차례가 아닐뿐?

https://youtu.be/5m07jJ0XvM8?si=JLl2HLW-EQj4y8Y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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