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평화” 유엔총장… 비웃은 푸틴

박상훈 기자 2024. 10. 25. 11:5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 평화를 촉구하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연설에 웃음을 보이며 전쟁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전범'을 만난다는 우크라이나의 비판에도 러시아행을 강행한 구테흐스 총장이 정작 푸틴 대통령에게도 비웃음을 사면서 유엔의 위상이 땅에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위상 땅에 떨어진 유엔
구테흐스, 브릭스 정상회의서
“우크라 평화 촉구” 연설하자
푸틴 “가정내 싸움도 일어나”
전쟁 불가피 취지 바로 반박
양자회담 앞두고 24일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러시아 카잔에서 브릭스 정상회의 폐막 후 양자회담을 갖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 평화를 촉구하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연설에 웃음을 보이며 전쟁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전범’을 만난다는 우크라이나의 비판에도 러시아행을 강행한 구테흐스 총장이 정작 푸틴 대통령에게도 비웃음을 사면서 유엔의 위상이 땅에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구테흐스 총장은 이날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 마지막 행사인 ‘브릭스 플러스/아웃리치’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에 유엔 헌장, 국제법, 유엔 총회 결의에 부합하는 정의로운 평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테흐스 총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엔 헌장과 국제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며 “모든 국가의 주권, 영토, 정치적 독립이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이 나온 후 해당 회의에 참석했던 푸틴 대통령은 웃음을 지으며 “사무총장님은 우리 모두 하나의 큰 가족처럼 살아야 한다고 말씀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가정에서는 종종 다툼과 소란, 재산 분할, 가끔은 싸움도 일어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불가피했다는 취지로 반박한 것이다. 이에 유엔 수장이 북한군까지 전선에 동원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여가는 러시아를 제지하기는커녕 푸틴 대통령의 조소거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구테흐스 총장이 러시아를 방문키로 했을 때부터 이러한 상황이 벌어질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구테흐스 총장과 푸틴 대통령의 만남이 발표된 지난 21일 이들의 만남이 “평화의 대의를 증진시키지 못하고 유엔의 명성을 손상시킨다”고 규탄했다. 이어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6월) 스위스에서 열린 1차 세계평화정상회의에 우크라이나 초청을 거절했다”면서 “그러나 그는 전범 푸틴의 카잔 초청은 수락했다”고 항의했다. 지난 2월 옥사한 러시아 반정부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아내인 율리아 나발나야도 X에 “전쟁이 일어난 지 3년이 다 되어가는데 유엔 사무총장은 살인자(푸틴 대통령)와 악수나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테흐스 총장의 러시아 방문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엔의 역할에 대한 국제사회의 회의감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점령지 합병 등을 규탄하는 유엔 안전보장의사회 결의안 등이 번번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셀프 거부권’에 가로막혀 채택되지 못하면서 ‘유엔 무용론’과 함께 ‘개혁론’이 확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이날 구테흐스 총장은 중동지역 평화도 촉구하면서 “가자지구에 휴전과 모든 인질의 즉각적인 석방이 필요한 것처럼 레바논의 휴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즉각적인 인도주의 조치와 분쟁 해결 노력을 촉구하면서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위해 두 국가 해법을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