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왕' 물곰, 방사선 노출 이겨내는 비결은?

이병구 기자 2024. 10. 2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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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면 상태에 들어가면 초고온·초저온, 진공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어 '생존왕'으로 불리는 동물인 물곰에서 방사선 저항력 메커니즘이 확인됐다.

우주비행사를 우주방사선으로부터 보호하거나 핵 오염 정화, 암 치료 개선 등을 할 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링챵 장 중국 베이징생명체학연구소 교수팀이 신종 물곰에서 방사선 저항력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밝혀내고 연구결과를 24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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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있는 물곰을 표현한 그림. 물곰(Water Bear) 또는 곰벌레는 완보동물목(Tardigrada)에 속하는 생물들을 이르는 말이다. 크기가 최대 1mm 정도로 매우 작다. 휴면 상태에 들어가면 초고온이나 초저온, 우주의 진공·고방사선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어 '최강의 생명체'라는 별명이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휴면 상태에 들어가면 초고온·초저온, 진공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어 '생존왕'으로 불리는 동물인 물곰에서 방사선 저항력 메커니즘이 확인됐다. 우주비행사를 우주방사선으로부터 보호하거나 핵 오염 정화, 암 치료 개선 등을 할 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링챵 장 중국 베이징생명체학연구소 교수팀이 신종 물곰에서 방사선 저항력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밝혀내고 연구결과를 24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공개했다.

과학자들은 물곰이 극한 조건을 견딜 수 있도록 하는 분자 메커니즘을 연구하면 유용한 기술 개발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약 1500종의 물곰이 발견됐지만 제대로 연구된 종은 극소수다.

연구팀은 중국 허난성 이끼 샘플에서 발견한 신종 물곰 '히프시비우스 헤나넨시스(학명 Hypsibius henanensis)'의 유전체를 해독했다. 물곰을 200~2000Gy(그레이, 방사선량 단위)의 강력한 방사선에 노출시키자 DNA 복구, 세포 분열,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유전자 2801개가 활성화됐다. 인간은 1Gy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되면 건강에 위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곰의 'TRID1'이라는 유전자는 방사선으로 손상된 부위에 특수 단백질을 모아 끊어진 DNA 이중 가닥 단절을 복구하는 데 관여했다. 연구팀은 "아무도 연구하지 않았던 새로운 유전자"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물곰 유전자의 0.5~3.1%는 다른 생물체로부터 얻은 것이라고 추정했다. 박테리아에서 획득한 것으로 예상되는 'DODA1' 유전자는 물곰이 베타레인(betalain)이라는 4가지 종류의 항산화 색소를 생산하도록 했다.

베타레인 색소는 방사선에 노출되면 세포 내부에 형성되는 유해한 반응성 화학물질을 제거한다. 반응성 화학물질은 방사선으로 인한 손상의 60~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곰이 만드는 베타레인 색소 중 하나로 인간 세포를 처리하자 처리하지 않은 세포보다 방사선을 쬐었을 때 훨씬 더 잘 살아남았다.

연구팀은 "연구결과가 인간 세포의 스트레스 내성을 개선해 방사선 치료를 받는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우주 임무 중 우주비행사를 방사선으로부터 보호하고 핵 오염을 정화하는 데도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참고 자료>
- doi.org/10.1126/science.adl0799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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