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미 대선 후 미·중 무역갈등 심화하면 한국 경제에 크게 영향”

“한국, 미·중 양국에 강하게 노출”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대선 이후 미국과 중국간 무역 갈등이 심화할 경우 한국은 상대적으로 더 큰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토마스 헬빙 IMF 아시아·태평양 부국장은 24일(현지 시각) 워싱턴DC에서 진행한 IMF의 아태 지역 경제 전망 기자회견에서 "무역 갈등의 증대는 (한국의) 주요 하방 리스크"라면서 "한국은 글로벌 공급망과 세계 시장에 강력하게 통합돼 있으며 미국과 중국 양국에 강하게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역 갈등이 증대한다면 (미중 양국이 취할) 조치 등과 같은 세부 사항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지기 때문에 더 말씀드릴 수는 없다"며 말을 아꼈다.

헬빙 부국장은 한국 경제 성장률이 올해 2.5%에서 오는 2025년 2.2%로 하락할 것이란 IMF의 세계경제전망(WEO) 발표를 재확인하면서 "한국 경제는 올 상반기 특히 대외부문에서 예상보다 강한 성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내수의 경우 대외나 수출 부문에 비해 약했다며 "내수에서의 약세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구매력 상실 내지 약화와 통화 정책 긴축 등이 반영됐으나 이 상황은 곧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헬빙 부국장은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완화를 시작하고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면서 명목 임금과 소득과 함께 실질 구매력이 증가하고 내수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한국은행의 3분기 경제전망 발표를 거론하면서 "실제 3분기에 내수는 강화됐다"고 덧붙였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태 국장은 이날 아태 지역 경제 전망과 관련해 "아시아의 경제가 예상보다 강하게 성장하면서 이 지역 경제 전망을 2024년 4.6%, 2025년 4.4%로 상향했다"고 말했다. 이어 "2025년 인도와 중국의 성장은 다소 둔화하겠지만 여전히 탄력성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중국과 인도를 제외한 다른 신흥 경제의 경우 견고하고 광범위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호주와 뉴질랜드 등 일부 예외는 있지만 아시아의 인플레이션은 다른 지역에 비해 낮고 안정적 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 "이것은 대부분의 아시아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다만 일본은행이 3월에 기준금리를 올려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데 이어 7월 금리를 0∼0.1%에서 0.25% 정도로 인상한 것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정책금리 인상은 점진적 속도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