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코끼리’…인도 소비재 시장에 주목하라”

조응형 기자 2024. 10. 2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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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설정된 인도 주식 펀드 37개에 올해에만 투자금이 1조2000억 원 넘게 유입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인도 소비재 상장지수펀드(ETF)인 'ACE인도컨슈머파워액티브'를 설계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현동식 해외비즈니스본부장에게 투자 방법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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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동식 한투운용 해외비즈니스본부장 인터뷰

국내에 설정된 인도 주식 펀드 37개에 올해에만 투자금이 1조2000억 원 넘게 유입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 개인 순매수액의 13%가 넘는 규모다.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인도는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미국 주도 공급망 재편에서 중국을 대신할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르며 수혜를 입고 있다.

가파른 속도로 성장하는 신흥국 증시는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다. 하지만 선진국 증시에 비해 변동성이 크고 다양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정밀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무턱대고 대표 지수를 적립식으로 매입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중국 증시 대표 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는 2007년 6,124로 역사적 고점을 기록한 뒤 이를 회복하지 못하고 현재 3,200 선에 머물고 있다.

현동식 한국투자신탁운용 해외비즈니스본부장. 한투운용 제공.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성장의 열매만 얻을 수 있는 신흥국 투자 방법은 뭘까. 최근 인도 소비재 상장지수펀드(ETF)인 ‘ACE인도컨슈머파워액티브’를 설계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현동식 해외비즈니스본부장에게 투자 방법을 물었다. 현 본부장은 12년간 상하이에서 근무하며 중국 경제 성장을 목격했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신흥국 인도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를 발굴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신흥국 투자의 장단점은 뭔가

“신흥국 투자의 매력이자 장점은 빠른 경제 성장을 지속할 확률이 선진국과 비교해 높다는 것이다. 이미 덩치가 커진 선진국들은 1~2% 성장하기가 어려운 데 반해 아직 신흥국들은 경제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이 많다.

단점은 신흥국의 대표 인덱스가 성장을 주도하는 업종이나 산업을 대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주식 투자 수익률은 경제발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의 대표 인덱스에 투자하면,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로 구성되기 때문에 ‘커질 회사’를 사기보다는 ‘이미 커진 회사’를 사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대표인덱스는 발전하는 경제의 주도 업종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때가 많다.”

―주도 업종을 가려낼 방법이 있나

“앞서 성장한 나라에서 어떤 분야가 올랐는지 보면 된다. 중국의 경우 식음료, 가전, 헬스케어, 자동차 등의 소비재 성장이 뚜렷했다. 국내총생산(GDP)이 커지는 데 비례해 성장하는 경향이 확연히 나타난 것이다. 인도 경제 환경을 고려할 때 가전, 자동차, 헬스케어 분야는 중국과 유사한 성장이 나타날 것으로 판단한다. 한투 ETF에도 이 분야 종목들을 다수 포함했다.”

―신흥국 투자에서 인도가 갖는 장점은 뭔가

“인도의 경제 성장 속도는 상당히 빠르다. 연간 GDP 성장률 6~7%대를 기록하고 있다. 인도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에서 공급망 재편의 수혜를 받으면서 미국의 새로운 파트너로 대체됐다고 볼 수 있다. 모디 정부 체제 하에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며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부임과 함께 더욱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낙후된 인프라와 카스트 제도 등으로 인도 투자를 망설이는 경우도 많은데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완벽히 긍정적인 곳도 없고, 완벽히 부정적인 곳도 없다. 인도는 긍정적인 요소가 더 많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성장해 왔다고 본다. 특히 카스트 제도에 대해 우려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실제 인도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구시대적 제도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건 발전하고 있는지 여부이기에 과거 제도에 너무 큰 우려를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특히 주목할 만한 섹터가 있다면

“가전이다. 가전 중에서도 에어컨을 주목할 만하다. 에어컨은 해외 대기업보다 로컬 기업이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설치와 AS가 중요한 만큼 오프라인 판매망을 갖추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가전에 비해 자국 기업 점유율이 높다. 이건 그만큼 성장할 여지도 많다는 것이다. 또 냉장고, 세탁기와 달리 에어컨은 한 집에 여러 대를 놓기도 한다. 보급률이 100%를 넘겨 성장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소비재 산업이 계속 성장한다는 보장이 있나

“다른 산업은 인프라나 정부 정책 등이 함께 발전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가전, 자동차, 헬스케어는 소비 여력만 늘면 된다. 당장 써야 하는 필수품은 아니지만 있으면 삶의 질을 좋게 해주는 물건들이다. 소비재를 쓰는 데엔 카스트를 따질 필요도 없고 정부의 정책 방향도 중요하지 않다.

소비재와 연관된 중요한 변수는 소득뿐이다. 현재 2500달러 수준인 인도의 1인당 GDP는 1만 달러 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등 앞서 성장한 신흥국 사례를 보면 1만 달러를 넘겨서 성장하기 위해선 여러 조건이 필요하지만 1만 달러까지 성장하는 데에는 충분한 자본 투자와 노동력만 있으면 된다. 인도 소비재 시장은 이러한 조건이 이미 갖춰졌기 때문에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본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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