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로》 PD에 분노한 방송작가들…국감 불출석에 “후안무치”

조유빈 기자 2024. 10. 2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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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 촌장엔터, 방송작가 권리 침해로 과태료 처분 받아
“도피성 출국” 비판…작가협회, 사과 및 시정권고 이행 촉구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한국방송작가협회(작가협회)가 SBS플러스·ENA 예능 프로그램 《나는 솔로》의 남규홍 PD가 국정감사(국감)에 불출석한 것에 대해 규탄했다. 작가 불공정 계약, 갑질, 재방료 가로채기 등 의혹을 받는 남 PD는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해외 체류 중이라는 이유로 불출석했다. 이에 작가협회는 "방송작가의 권리를 짓밟아 온 남 PD가 국회마저 무시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BS플러스·ENA 제공

《나는 솔로》 PD 국감 불출석…"국회도 무시"

작가협회는 24일 성명서를 내고 "남규홍 PD는 결국 국감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솔로》 작가들에게 저지른 갑질에 대한 진상규명과 피해 작가들에게 사과할 마지막 기회마저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작가협회는 "남 PD가 작가에 대해 불공정 계약을 강요하고 갑질과 막말을 한 사실이 드러났으며, 문화체육관광부 조사 결과에서도 표준 집필 계약서를 쓰지 않는 등 남 PD 측의 불법행위가 있었음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인 작가가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게 해 저작권료 수급을 지연시키는 불공정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이어 "남 PD는 자신과 연출자를 '작가 2'로 명명한 스크롤을 만들었고, 회의에 참석조차 한 적 없는 자신의 딸 이름을 '자막 작가' 명목으로 올렸다"며 "이에 의문을 제기한 작가에게는 인신공격에 가까운 폄훼 발언을 일삼으며 프로그램 하차를 요구, 견디다 못한 작가들이 일터에서 쫓겨났다"고 설명했다. 또 "작가들이 떠난 자리에 남 PD 자신과 6명의 PD 이름을 '작가'로, 남 PD의 딸은 '자막 작가'로 이름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나는 솔로》 둘러싼 논란 왜?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나는 솔로》가 논란에 휩싸인 것은 지난 4월부터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방송작가유니온)는 《나는 솔로》 제작사 촌장엔터테인먼트(촌장엔터)를 서면계약서 작성 의무 위반과 방송작가에 대한 권리 침해 등으로 문체부에 신고했다.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작가들에게 불공정한 계약 조건을 강요하고, 적정한 수익 배분을 거부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지난 22일 문체부는 촌장엔터가 서면 계약서를 쓰지 않아 프리랜서 방송작가의 권리를 침해했다며 1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프리랜서 작가와 문화예술용역 서면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행위가 예술인복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나는 솔로》 제작과 관련해 작가들과 대등한 입장에서 계약을 체결하고, 서면 계약서를 작가들에게 교부할 것, 계약 체결 및 계약서 교부와 관련한 이행 내용을 포함한 재발 방지책을 제출할 것 등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방송작가유니온은 "불공정행위를 인정한 것은 환영하지만, 솜방망이 처분에 불과하다"고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방송작가들의 저작권 침해와 관련, 남 PD를 24일 열리는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채택했다. 그러나 남 PD는 해외 체류 중이라는 이유로 불출석 의사를 전달했다.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남 PD는 지난 20일 낸 사유서에서 "올해 안에 새로운 정규 프로그램 론칭을 준비 중"이라며 "다음 달 촬영 준비를 위해 유럽에 머물며 촬영 장소와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남 PD는 언론 보도가 크게 나자 뒤늦게 '해외 출장'이라는 불출석 사유서를 보냈다. 출국 날짜를 봤을 때 이미 증인 채택 사실을 인지했고, 사유서 내용도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도피성 출국이라고 본다. 위원회에서 남 PD를 고발해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냈다.

작가협회는 "국회는 남 PD의 불공정행위를 추궁하기 위해 출석을 요구했지만, 남 PD는 해외 출장을 이유로 끝내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면서 "《나는 솔로》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남 PD는 예술인복지법과 예술인권리보장법을 위반한 장본인이자 방송작가의 저작권 행사를 방해하고, 국회의 출석 요구마저 무시한 후안무치한 제작자로 기억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작가협회는 "《나는 솔로》 작가들이 그동안 받지 못했던 저작권료를 소급해 받을 수 있도록 방송사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비록 쫓겨났지만, 그동안 남 PD 측의 불공정한 계약으로 지금까지 받지 못했던 저작료가 머지않아 순차적으로 지급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남 PD에게 "방송작가에 불공정행위를 저지른 점을 인정하고, 부당하게 내쫓긴 《나는 솔로》 작가들에게 진심을 다해 사과하라"며 "문체부의 시정 권고를 수용하고 즉시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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