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 앵커’ 박장범 KBS 사장 현실화…“尹 술친구, 김건희 머슴에 밀려”

이혜영 기자 2024. 10. 2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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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사회가 박장범(54) 앵커를 제27대 사장으로 임명 제청하면서 극심한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KBS 50기 취재·촬영기자들은 25일 '우리는 박장범 사장 후보자를 거부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박장범 앵커는 후보직과 앵커 자리에서 책임지고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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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기자들 사퇴 촉구 성명 “용산의 줄 탄 박장범, 부끄럽다”
野, 선임무효 주장 “이제 KBS는 ‘김건희 브로드캐스팅 시스템’”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박장범 KBS 《뉴스9》 앵커(오른쪽)가 올해 2월7일 방영된 《KBS 특별 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KBS 이사회는 10월23일 박 앵커를 신임 사장 후보자로 결정해 임명을 제청했다. ⓒ 연합뉴스

KBS 이사회가 박장범(54) 앵커를 제27대 사장으로 임명 제청하면서 극심한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KBS 구성원들은 성명을 내며 거세게 반발했고, 야권은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며 원천무효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KBS 50기 취재·촬영기자들은 25일 '우리는 박장범 사장 후보자를 거부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박장범 앵커는 후보직과 앵커 자리에서 책임지고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막내 기수인 이들은 "부끄러웠다"며 "질문은 기자의 역량을 드러낸다고 배웠는데 대통령 신년 대담에서 박장범 앵커가 던진 질문은 함량 미달이었다"고 직격했다. 이어 "본질과 무관한 '파우치냐 백이냐' 논쟁을 지켜봐야 했던 시청자들에게 'KBS라서', 'KBS니까'라는 말은 전혀 다른 의미로 변하고 있었고, 그 선봉에 박 앵커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기자들은 '데스크 기능을 강화해 중립성을 훼손할 경우 문책하겠다'는 박 후보자의 경영계획서를 언급하며 "사장이 되면 지금보다 더 용산 입맛에 맞는 보도만 하겠다는 선언으로 들린다. 참사를 추모하는 스티커 하나 용인하지 못하던 회사가 용산의 줄을 탄 앵커의 사장 도전은 너무도 쉽게 용인하고 있다"고 참담함을 드러냈다. 

이어 "앵커가 뉴스를 사유화해 사장 자리를 얻어내는 사이, 우리는 현장에서 부끄러움을 견디는 법을 배워야 했다"며 "언론은 소외된 곳을 비춰야 한다고 배웠지만 지금은 그런 보도가 왜 연기되는지 취재원에게 해명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더 이상 이런 배움은 거부한다. 공영방송의 가치가 훼손되는 모습을 더는 보고 싶지 않다"고 호소했다. 

전날에는 KBS 45기 취재·촬영기자들이 성명을 내고 박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45기는 "좋은 뉴스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모인 우리는 더 먼 곳을 바라보며 우리의 미래를 고민해야 한다"며 "그저 용산만 바라보는 후보자는 '자격 미달'이다. 이제 더는 지켜보지만은 않겠다"고 경고했다. 

시민단체와 야권을 중심으로 한 비판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애초 KBS 신임 이사들이 방통위 '2인 체제'에서 선임된 만큼 이들이 차기 사장 추천을 결정한 자체가 무효라는 입장이다. 특히 박 앵커가 올해 2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파우치', '조그마한 가방'이라고 부른 것을 거론하며 편향적 인사라고 혹평했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술친구인 박민(현 사장)이 김건희 여사의 머슴을 자처한 박장범에게 밀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국민들은 김건희 정권임을 다시 한번 어제 여실히 봤다. 이제 KBS가 '김건희 브로드캐스팅 시스템'"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한민수 의원도 "파우치 박장범을 뽑기 위해 어제같은 (KBS) 이사회를 열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외신들조차 다 디올백이라고 쓴다. 대한민국 공영방송 KBS는 그 말을 못 한다. 창피하지 않나"라며 국감장에 출석한 박민 현 사장을 질타했다. 

앞서 KBS 이사회는 지난 23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박 앵커와 박민 사장, 김성진 방송뉴스주간 등 지원자 세 명에 대한 면접 끝에 박 앵커를 최종 사장 후보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KBS 사장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신임 KBS 사장의 임기는 올해 12월10일부터 2027년 12월9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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