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회암사지 출토 유물 본격 분석 시작, 조선 왕실사찰의 비밀 풀릴까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오른 경기 양주 회암사지 관련 유물을 본격적으로 조사한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과 업무 약정을 체결하고 사적 ‘양주 회암사지’ 출토 문화유산 분석과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25일 밝혔다.

양주 회암사는 고려 중기부터 조선 중기까지 번창했던 왕실 사찰로 알려져 있다. 회암사는 고려 충숙왕 15년(1328년) 인도 출신 승려 지공(?∼1363)이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 숭유억불(崇儒抑佛)로 대표되는 조선 사회에서도 전기까지 왕실의 지원을 받는 전국에서 가장 큰 절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에 따르면 태조 이성계(재위 1392∼1398)는 무학대사를 이 절에 머무르게 했으며 왕위를 물려준 뒤에는 이곳에서 수도 생활을 했다고 한다.

회암사의 존재와 남겨진 터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14세기 동아시아에서 유행했던 불교 선종 문화의 번영을 보여주는 유산으로 가치가 크다. 회암사지에서는 그간 13차례 발굴 조사를 진행해 불상의 목이나 몸체에 걸치는 장신구인 영락(瓔珞) 장식, 불상, 청기와 등이 나왔으나 유물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거나 연구한 적은 없었다.

특히 금속으로 제작돼 중심부에 호박까지 얹어진 영락 장식은 희귀한 유물로 분류된다. 출토된 청기와 또한 대부분 사찰보다 경복궁 등의 왕실 건물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돼 출토 당시 학계의 관심을 모았다. 이에 두 기관은 회암사지에서 출토된 문화유산을 분석하기 위한 연구를 추진하고 이후 연구 성과를 담은 책자를 발간할 계획이다. 학술대회도 공동 개최한다. 문화유산연구원 관계자는 "석재, 청기와, 금속 등을 분석하고 연구해 온 전문성을 살려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등록된 회암사지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알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