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트 오류난 줄"…역대급 폭등 '테슬라'에 무슨 일이

실리콘밸리=송영찬 2024. 10. 2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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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만에 최대폭' 테슬라 주가 22% 상승
머스크 "내년 20~30% 성장"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진=REUTERS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하루 새 22% 급등했다. 전날 발표한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로보택시에 대한 실망감에 급락한 주가가 2주만에 상승 반전을 이룬 가운데,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호언장담한 내년 큰 폭의 성장에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에 '역대급 랠리' 

사진=테슬라 제공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일 대비 21.92% 오른 260.48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장 초반부터 14.5% 급등해 시작해 장중엔 전일 대비 22.7% 높은 262.12달러까지 올랐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8141억달러(약 1124조2700억원)로, 하루 새 1327억달러(183조2600억원) 가량 불어났다. 

이날 테슬라의 주가 상승 폭은 11년 만에 최대다. 하루 새 주가가 24.4% 올랐던 2013년 5월9일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폭의 상승이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23일 연초 대비 14% 낮았지만, 하루 만에 연중 수익률을 5%로 전환했다. 

테슬라의 ‘역대급’ 주가 랠리는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가 이끌었다. 테슬라는 전날 3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0.72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 평균(0.58달러)을 크게 웃돈 수치다. 순이익은 21억6700만달러(약 3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7% 늘어났다.

4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던 영업 이익도 반등에 성공했다. 테슬라의 3분기 영업이익은 27억1700만달러(약 3조75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4% 늘었다. 영업 이익률 역시 10.8%로 전년 동기 대비 3.2%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차량 판매가 예상보다 많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테슬라의 3분기 글로벌 차량 판매량은 약 46만3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4% 늘었다. 특히 파격적인 디자인과 10만달러 수준의 비싼 가격으로 인기가 없던 ‘사이버트럭’의 판매량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차량 매출원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사진=REUTERS

테슬라는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의 핵심 원인으로 차량 매출원가(COGS)를 꼽았다. 3분기 테슬라의 COGS는 대당 최대 3만5100달러(약 4800만원) 수준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여기에 에너지 발전·저장 부문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52%나 늘어나며 새로 뛰어든 에너지 사업에서의 성장 가능성도 입증했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테슬라의 3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가장 핵심은 마진”이라며 “마진은 약세장에서는 악몽, 상승장에서는 골디락스(과열도 냉각도 아닌 적절한 상태)”라고 말했다. 

여기에 실적 발표 직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나온 머스크 CEO의 호언장담은 시장의 기대를 더욱 키웠다. 이날 머스크 CEO는 “내년에는 더 낮은 가격의 차량과 자율주행의 도래로 20∼30%의 성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인도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겠지만, 내년에는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한 것이다. 여기에 내년 상반기 기존 모델과 비교해 합리적인 가격대의 모델 출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이는 첫 인도로부터 1년도 채 안 된 사이버트럭의 판매량 급증과 맞물려 시장의 기대감을 키웠다. 

지난 10일 공개한 로보택시에 대한 실망감을 의식한 듯, 이미 시험 운행에 들어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머스크 CEO는 테슬라가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위한 차량 호출 앱을 개발했고, 현재 샌프란시스코 광역권 일대에서 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험 운행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시험 운행을 마치고 내년부터 캘리포니아주와 텍사스주에서는 택시 호출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테슬라 주가는 앞서 지난 10일 로보택시 공개 다음날 8.8% 급락하며 시장의 비관론을 키웠다.

 "황금 당근 얻었다" vs "비현실적 가이던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5일 미국 펜실베니아주 버틀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유세에 동행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REUTERS

향후 테슬라 주가에 대해선 현재까지는 긍정적인 관측이 우세하다. 당초 테슬라의 3분기 실적 전망이 좋지 않았던 만큼 기대가 더욱 커졌다는 관측이다. 진 먼스터 딥워터자산운용 애널리스트는 “실적 발표에서 무언가를 원했던 투자자들이 예상보다 좋은 이익과 인도량 증가에 대한 전망치를 얻었다”며 “장기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황금 당근’을 얻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알렉산더 포터 파이퍼샌들러 애널리스트도 “거의 모든 면에서 예상보다 좋아 낙관적이지 않기 어렵다”며 “머스크의 전망이 낙관적이라고 해도 기존 주가 상승률 예상치였던 8%보다는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테슬라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테슬라의 성장 가능성은 저렴한 모델 도입, 금융 서비스 제공과 향상된 기능을 통해 가용성(affordability)을 높일 수 있는 회사의 능력에 달려 있다”고 분석하며 ‘매수’ 등급을 부여했다. 투자은행 윌리엄 블레어는 “테슬라는 더 이상의 재정적 악화 없이 15% 이상의 마진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관론이 사라진 건 아니다. 윌리엄 스타인 트루이스트증권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신차를 처음 공개한 지 1년 이내에 차량을 인도한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신차가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 상반기에 20∼30%의 성장을 책임질 수 있는 신차를 인도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겠냐”고 반문하며 투자 ‘보류’ 등급을 부여했다. 

향후 주가의 또 하나의 관건은 2주 앞으로 다가온 대선이다. 미국 NBC방송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머스크 CEO의 유권자 경품 행사가 연방 선거법을 위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머스크 CEO는 이번 대선에서 최대 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니아를 찾아 자신의 트럼프 지지 PAC(정치활동위원회)에 서명하는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하루에 100만달러(약 13억8000억원)를 무작위로 지급하겠다고 발언해 논란을 불러왔다. 포브스는 익명의 투자자를 인용해 “머스크는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표현할 권리는 있지만 그의 공개 활동은 주주 가치를 보호해야 하는 CEO로서의 책임과는 상충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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