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미군 55보급창 화재 초진…잔불 정리 중
부산 도심 주한미군 시설에서 난 불이 13시간 만에 초진됐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25일 오전 7시 24분쯤 부산 동구 범일동 주한미군 55보급창 화재가 초진 단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전날인 지난 24일 오후 6시 31분쯤 불이 난 이후 거의 13시간 만이다. 한때 2단계까지 격상됐던 화재 대응단계는 1단계로 내려졌다가 25일 오전 7시 34분쯤 해제됐다.
불은 55보급창 내 배관 등 공사 작업 중이던 냉동창고에서 일어났다. 이 창고는 55보급창 정문 출입구를 바라봤을 때 우측에 안쪽으로 50~100m 쯤 들어간 주출입도로에 바로 붙어 있었다.
화재 발생 1시간 전쯤 작업자들이 공사를 완료하고 철수한 뒤 불이 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당시 공사 중인 창고엔 자재와 우레탄, 고무 등이 쌓여 있었다.
이처럼 가연성이 높은 우레탄 등이 쌓여 있는데다 창고벽 등이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 구조로 돼 있어 불길은 삽시간에 번졌다. 소방당국은 51대의 장비와 163명의 인력을 투입, 55보급창 자체 소방력인 소방차 3대·소방대 11명과 공동으로 진화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창고 안에 우레탄 등 화학제품이 많아 진화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강모(23)씨 등 목격자들에 따르면 화재 발생 초기엔 불길이 건물 3~4층 높이로 치솟고 시커먼 연기도 뿜어져 나왔다. 화재 1시간 후쯤 부근을 지난 택시 운전기사 김모(64)씨는 “냄새가 코를 찌를 정도는 아니었지만 창문을 열어 놓고 운행할 수도 없었다”며 “검은 그을음들도 공중에 날아다녔다”고 말했다.
이렇게 확산되던 화재는 이날 오후 9시 30분쯤 큰 불길이 잡혀 불꽃이 외부에서 관찰되지 않았다. 내뿜는 연기도 회색이거나 흰색으로 바뀌어 있었다. 매케한 냄새 등도 거의 사라져 있었다. 그러나 창고 내부 남은 우레탄과 공사자재 등이 계속 타는 바람에 진화 작업은 밤새 이어졌다.
55보급창은 일제 강점기 말 태평양전쟁 때 일본군 군수 물자를 보관하려고 조성됐다가 미군이 부산항 8부두 등으로 반입되는 미군 장비와 군수품 등을 주한미군 부대로 보급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곳은 주한미군 보안시설로 화재 감식 등 조사 및 수사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소파협정)에 따라 미군이 갖는다.
따라서 한국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화재에 대한 수사나 감식을 할 수 없다. 불이 났을 당시 관할 경찰은 미군 통제로 부대 내로 들어갈 수 없어 외부 교통상황 통제만 했다.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도 만에 하나 유독가스 누출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어 현장에 출동했으나 현장 접근을 하지 못했다. 경찰과 소방은 “미군 측에서 요청이 오지 않는 이상 화재 조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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