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니체 등을 거쳐 재발견한 ‘공자의 말’ [책&생각]

구둘래 기자 2024. 10. 25.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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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께서 시냇가에서 말씀하셨다. '흘러감이 이와 같구나! 주야로 쉬지 않는도다.'" 공자가 하신 말씀이 그냥 풍경 묘사일 리는 없다.

맹자는 공자의 말을 '근원을 가진 샘물'과 '근원이 없는 빗물'을 비교해 해석한다.

단순한 말씀 하나가 이렇게 어지러이 갈래짓는다.

김경희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철학상담 교수와 진은영 조선대 문예창작과 교수가 함께 쓴 '논어는 아름답다'에서, 이는 다양한 해석을 열어 놓는 배움 공동체의 언어적 전략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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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는 아름답다
논어에서 배우는 삶의 아름다움과 사랑의 힘
김경희·진은영 지음 l 서해문집 l 2만5000원

“선생께서 시냇가에서 말씀하셨다. ‘흘러감이 이와 같구나! 주야로 쉬지 않는도다.’” 공자가 하신 말씀이 그냥 풍경 묘사일 리는 없다. 맹자는 공자의 말을 ‘근원을 가진 샘물’과 ‘근원이 없는 빗물’을 비교해 해석한다. 샘물은 앞으로 나아가며 ‘사해에 이르지만’, 빗물은 도랑을 채우되 ‘그것이 마르는 것은 서서 기다릴 만큼 금방이다’. 평평히 모든 것을 채우려는 유가의 정치사상이 드러난다. 물에 관한 후대 유학자의 해석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탄식이고 다른 하나는 교훈이다. 우리 인생은 무엇 하나 붙잡을 것 없이 무상하다는 것이요, 냇물처럼 부단히 자기를 갈고닦자는 것이다.

단순한 말씀 하나가 이렇게 어지러이 갈래짓는다. 김경희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철학상담 교수와 진은영 조선대 문예창작과 교수가 함께 쓴 ‘논어는 아름답다’에서, 이는 다양한 해석을 열어 놓는 배움 공동체의 언어적 전략이라고 말한다. 또한 언어가 여러 뜻으로 확대되는 ‘시’와도 비슷하다. 공자는 또 말씀하셨다. “나를 일깨워 주는 사람은 상이로구나! 비로소 너와 더불어 시를 말할 만하구나.” 이때의 시는 ‘시경’인데, 민간에서 유행하거나 의례에서 불린 작자 미상의 시다. 공자는 항상 시를 공부하라고 당부했다. 공자가 시를 사랑한 것은 가르치기보다는 사유를 시작하도록 자극을 주는 ‘대등한 관계’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공자의 말을, 칸트의 ‘미적 교육’에서 시작해 니체, 중국철학 연구가 묄고르, 보 브러멀의 댄디즘과 쉼보르스카 등 수많은 현대 시인 등 ‘서양’을 거쳐 재발견한다. 논어는 “인간의 삶을 기능 실현의 과정으로 보는 관점에 맞설 수 있는 사유의 단초”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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