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대통령 환영식에 ‘윤 대통령 부부 비난 전단’ 뚝
대통령실 경내 떨어져 수거
“무지한” 등 원색 비난 담겨
용산 일대 낙하 계산 가능성
북한이 24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비난하는 내용의 전단(일명 삐라)이 든 풍선을 날려보냈다. 일부 전단은 용산 대통령실 경내에 떨어졌다. 북한이 오물 풍선을 보낸 건 30번째로, 풍선 안에 전단을 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새벽 북한이 약 20개의 풍선을 띄운 것을 식별했고, 이 중 10여개가 수도권 지역에 떨어졌다고 이날 밝혔다. 일부 풍선이 용산구 상공에서 터지면서 풍선에 담긴 전단이 대통령실 경내 등에 떨어졌다.
손바닥 크기의 전단에는 윤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내용이 적혔다. 윤 대통령 사진과 함께 “핵강국을 향해 정권종말 잠꼬대를 한다”거나 “대파값도 모르는 무지한” 등의 문구가 적혔다. 김 여사 사진에는 “현대판 마리 앙투아네트”라는 문구가 쓰였다.
북한이 오물 풍선을 보낸 건 지난 5월28일부터 30번째다. 풍선 안에 전단을 넣어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2차 살포 때는 퇴비·담배꽁초 등을, 3차 살포 이후에는 종이·비닐·플라스틱 병 등을 보냈다. 현재까지 화학물질 등 위해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
북한이 윤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전단을 보낸 것은, 평양 무인기(드론) 출현에 대한 맞대응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3·9·10일 평양 상공에 드론이 출현해 전단을 뿌렸으며, 이는 남한이 보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평양에서 드론이 뿌린 전단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그의 딸 주애가 명품 시계와 옷을 착용한 사진과 함께 “자기 배 불리기에 여념없는 김정은” 등의 문구가 적혔다.
북한이 전단의 대통령실 경내 낙하를 노렸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용산구 일대 낙하를 계산했을 가능성은 있다. 풍선은 추진체(동력)가 달려 있지 않아 바람의 방향과 세기에 따라 이동한다. 북한은 최근 날려보낸 풍선에 위치정보시스템(GPS) 발신기를 탑재해,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관련 데이터가 쌓이면 대략적인 낙하 지점은 계산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풍선을 부양하는 장소를 바꿔가면서 대략적인 낙하 지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 7월24일 열 번째 날려보낸 풍선도 대통령실 경내에 떨어졌다.
곽희양·박순봉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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