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사유화·불공정한 감독 선임·법카 몰아주기’…지적과 질타 받은 정몽규 회장 “한국축구 발전 위해 투자했다” (종합)

김영훈 MK스포츠 기자(hoon9970@maekyung.com) 2024. 10. 25.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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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문화체육위원회(문체위) 현안 질의 이후 한 달 만에 국회로 다시 불려 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축구협회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의혹에 연이은 지적과 질타를 받았다.

정몽규 회장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체위 종합 감사 증인으로 출석했다. 지난달 24일 현안 질의 후 한 달 만이다.

이날 종합 감사에서는 현안 질의 때와 마찬가지로 ▲ 현대산업개발과 축구협회의 유착 의혹, ▲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속 불공정 및 특혜 논란과 더불어 ▲ 축구협회 내 법인카드 몰아주기 논란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축구협회는 지난 7월부터 문화체육관광부 감사를 받고 있다. 당초 10월 말 결과 발표를 목표로 두고 있으나, 감사 과정에서 들여다볼 사안들이 많아 소요 시간이 더 걸리고 있다고 문체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를 통해 밝혔다.

많은 관심을 받았던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문제점은 앞서 드러났다. 문체부는 지난 2일 감사 최종 발표 전 대표팀 감독 선임 특정 감사 결과 발표를 먼저 발표했다.

당시 문체부는 “감독 선임에 하자가 발견됐다”라고 결과를 내놓았다. 문체부는 클린스만 감독 선임을 두고 ▲ 전력강화위원회 무력화, ▲최종 감독 후보자에 대한 면접을 회장이 직접 진행, ▲ 이사회 선임 절차 누락 등을 지적했고,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해서는 ▲ 규정상 권한이 없는 기술총괄이사의 최종 감독 후보 추천, ▲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감독 면접 과정, ▲ 감독 내정 및 발표 후 형식적인 이사회 선임 절차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왼쪽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오른쪽 홍명보 감독. 사진=ⓒAFPBBNews = News1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홍명보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 사진=AFPBBNews=News1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불공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홍명보 감독은 당시 1순위 후보였다. 최종 감독 후보 중 소속팀을 이끌고 K리그1 1위를 기록 중이었다. 다른 두 명의 감독 후보는 무직이었기에 먼저 만났다. 소속팀이 있기에 다른 감독 후보들과 면접 방식이 같을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력강화위원회(전강위)이 추천 인물을 안 뽑은 적이 없다. 협회 예산은 공적인 부분도 있기에 아껴써야 한다. 결정을 앞두고 내고한 적은 있으나 전강위의 역할을 무력화시킨 적은 없었다. 자신한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여러 경로를 통해 감독 선임 과정들이 공개됐다. 추후 국내외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생길까 우려된다”라며 “저희가 하는 일이 100% 잘한다고 말할 수 없으나 절차에 맞게 진행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과정을 두고는 정몽규 회장 소유의 현대산업개발(HDC)와의 유착 관계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설립을 앞두고 축구협회와 현대산업개발 간의 자문 용역 계약서 작성에 대해 정몽규 회장은 “현대산업개발이 축구종합센터 건설과 관련해서 이득을 본 것이 없다”라며 “축구협회에는 건설 전문가가 없다. 때문에 내부에서는 시공사(동부건설)을 잘 관리하기 위해 자문 계약을 체결했다. 외부에 용역을 줄 경우 30~40억 원에 해당하는 비용이 발생한다. 대신 현대산업개발 직원의 노하우를 통해 동부건설이 잘하도록 도운 것일 뿐이다”라며 축구협회 사유화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현대산업개발로부터 파견된 김풍년 행정지원실장이 현대산업개발에서 급여를 받으면서, 축구협회에서도 각종 수당을 가져가는 것에 정몽규 회장은 “SK그룹이 대한핸드볼협회에 임직원을 파견했다. 대한항공은 평창올림픽 당시 조직위원회에 100명 정도를 보냈다. 그런 부분으로 사유화됐다고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았었다”라고 덧붙였다.

현대가(家)의 축구협회 사유화에 대한 질의는 계속 이어졌다. “현대가가 31년 동안 협회를 장악하고 있다. 이제는 ‘몽’자에서 ‘선’자의 이름이 이어받아 40년 넘게 이어갈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있다”는 질문에 정몽규 회장은 “현대와 관련해서는 모두 계열 분리해서 운영되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남녀 프로팀 4개(울산HD, 전북현대, 부산아이파크, 인천현대제철), 연령별 대표팀 10개 이상을 운영한다. 또한 국내외 축구계에 15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그런 부분을 고려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답했다.

대한축구협회 로고.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근 ‘법인카드 몰아주기’ 논란이 불거진 축구협회다. KBS 보도에 따르면 최영일 부회장이 자신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일식당에 3년에 거쳐 총 123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 측은 최영일 부회장이 2024년 2월 혼인 신고를 했기에 그전까지는 연인 사이이므로 가족 관계가 아니라고 부인했다. 더불어 법인카드 내역 공시 요구에 처음에는 개인 정보라는 이유로 거부했고, 그다음에는 사용 내역이 없다고 허위자료를 보냈다가 거짓임을 들통났다.

해당 논란에 정몽규 회장은 “이전부터 축구인들 사이에서 가성비가 높아 많이 가던 단골집이라고만 이야기를 들었다. 식당에서 어떤 일을 했느냐가 문제라고 생각이 된다”라고 했다.

가장 큰 화두는 정몽규 회장의 ‘4연임’이다. 지난 2013년부터 11년 동안 회장직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2025년 1월 임기가 끝난다. 정몽규 회장은 그동안 연임에 대한 질문에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으나, AFC(아시아축구연맹) 집행위원 출마 등 축구계 행보를 이어가며 연임을 위한 사전 준비를 하고 있다는 시선을 받고 있다.

이날 종합 감사에서도 정몽규 회장은 연임에 대한 명확한 답변 대신 “남은 임기를 채우고자 한다. 제 입으로 직접 ‘연임’을 언급한 적이 없다.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다각도에서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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