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도 기관 쪼개기 이전은 좋은 대안 아니다

경기일보 2024. 10. 25. 03: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토 균형발전의 핵심은 공공기관 이전이었다.

신축 이전이 어려운 기관에 대한 대안인 셈이다.

이들 외에도 내년부터 이전이 시작될 기관은 여덟 곳에 이른다.

대상 기관 소속원들의 이전 반대는 진즉부터 있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기도청 전경. 경기일보DB

 

국토 균형발전의 핵심은 공공기관 이전이었다. 노무현 정부 이후 추진돼 지금도 진행형이다. 그 당위성을 새삼 토론할 필요는 없다. 국가 부(富)의 균형 배치라는 근본 가치는 분명하다. 다만, 효율성에 대한 개별적 평가는 여전히 제기된다. 그 중심에 놓인 주제가 업무의 분산·쪼개기 배치다. 지방 본사와 서울 분소 형식의 어정쩡한 병존이다. 경영의 비효율, 조직의 이원화 등의 문제가 확인된다. 122개 기관이 더 갔어도 이 논란은 남는다.

이와 똑같은 문제가 경기도에서 불거지려고 한다. 지난달 11일 발표된 김동연 지사의 구상이다. 기관장과 핵심 부서를 우선 옮기겠다고 했다. 신축 이전이 어려운 기관에 대한 대안인 셈이다. 당장 경기연구원(의정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파주), 경기신용보증재단(남양주) 등이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 외에도 내년부터 이전이 시작될 기관은 여덟 곳에 이른다. 이전 부지를 마련한 곳은 경기도일자리재단 등 일부다. 쪼개기가 더 늘어날 수 있다.

대상 기관 소속원들의 이전 반대는 진즉부터 있었다. 주거 조건 불안정, 도청과의 격리 등을 호소했다. 그 의견은 다양하게 표출됐고 충분히 전달됐다. 하지만 기관 쪼개기 이전에 대한 우려는 성질이 다르다. 조직의 몸통과 머리를 격리시키는 작업이다. 몸통은 수원에, 머리는 북부에 두려는 것이다. 핵심 업무에 대한 결제는 모조리 기관장이 한다. 비대면으로 서명만 달아서 끝나지 않을 일이 태반이다. 그걸 들고 경기 남·북부를 오갈 판이다.

경기 북부에 도움이 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애초 기관 이전의 현실적 기대는 예산과 사람이다. 이 가운데 예산이 북부에 줄 이익은 미미하다. 경기도 전체를 위해 몫이 다 나뉘어 있는 돈이다. 남는 건 직원에 의한 상권 활성화다. 이걸 쪼갠다면 무슨 도움이 되겠나. 이를테면 경기연구원 직원이 180여명이다. 이 중에 몇 명을 보낸다고 해서 지역의 상권이 살겠나. 현실을 감안한 대안이라고 설명할 것이다. 그렇다면 묻자. 최선을 다하기는 했나.

알다시피 ‘이재명 지사’ 일이다. 15개 기관 이전을 시기까지 못 박았다. 물려받은 민선 8기가 반환점을 돌았다. 지금 상황을 보자. 2024 옮긴다던 여성가족재단은 내년으로 밀렸다. 관광공사, 문화재단, 평생교육진흥원도 2028, 2029년으로 밀렸다. 2026년 가려던 주택도시공사는 2029년으로 밀렸다. ‘부지 문제’를 공통의 원인으로 든다. 이걸 북부 지역민이 그대로 이해하겠나. 최선을 다했다고 알아주겠나. 의지가 높다고 인정하겠나.

민선 8기에 주어진 시간은 2년 남짓이다. 모든 이전을 끝낼 절대 시간이 부족하다. 다시 판단하고, 양해 구하고, 채근하면서 가면 된다. 결과 보이겠다며 기형 기관 만들면 안 된다. ‘몸통 수원-머리 북부’는 누가 봐도 기형 기관이다.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