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에베레스트가 높은 진짜 이유

이윤학 전 BNK자산운용 대표이사 2024. 10. 25.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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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은 에베레스트다.

에베레스트는 해발 8849m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K2보다 238m 높다.

반면 미국의 GDP는 약 28조7000억달러로 세계 경제의 26%를 차지하고 교역규모 역시 세계에서 가장 큰 6조달러에 이른다.

이는 팬데믹 이후 세계 증시가 정상적인 사이클로 회귀한 2022년 10월 이후 더욱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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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학 전 BNK자산운용 대표이사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은 에베레스트다. 에베레스트는 해발 8849m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K2보다 238m 높다. 히말라야 산맥의 고봉들인 칸첸중가(8586m)나 로체(8516m) 등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다. 이러한 독보적인 높이는 주위 산들의 침식작용과 지각의 융기작용이 복합적으로 일어난 결과로 알려졌다. 실제 에베레스트의 융기는 연평균 2㎜씩 진행돼 8만9000년 동안 15~20m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각평형반발(isostatic rebound) 효과로 인해 주변 강이나 지표면이 상당한 양의 암석과 토양을 침식하면서 지각 아래에서 발생하는 맨틀의 상승압력을 높인 결과라는 것이다.

최근 미국 경제를 보면 에베레스트를 연상하게 된다. 최근 10년간 세계 경제에서 미국은 더욱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미국의 시가총액은 약 51조달러로 전 세계 시가총액의 절반 수준인 약 48%를 차지한다. 전 세계 500대 기업 중 236곳이 미국 기업이다. 10위권 기업 중 아람코(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하고 모두 미국 기업이다. 홍콩을 포함한 중국의 시가총액은 2015년 전 세계의 20%였으나 지금은 10% 수준으로 반 토막 났다. 2020년 중국의 500대 기업 수는 80곳이었지만 현재는 35곳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미국의 GDP는 약 28조7000억달러로 세계 경제의 26%를 차지하고 교역규모 역시 세계에서 가장 큰 6조달러에 이른다.

미국의 이 같은 독보적인 지위는 기축통화인 달러의 영향에서 비롯된다. 여기에 지속적인 기술혁신, 글로벌 기업의 성장, 에너지 독립과 풍부한 자원, 탄탄한 금융시스템, 그리고 높은 소비수준을 바탕으로 한 내수시장이 힘을 더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이후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는 이러한 독주를 더욱 강화했다.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아 세계 무역에서 자국중심적인 정책을 펼쳤고 이는 글로벌 공급망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마치 1930년대 대공황을 초래한 '너 죽고 나 살자' 식의 근린궁핍화정책(beggar my neighbor policy)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한국은 미국과의 경제적 밀접성을 통해 무역을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동시에 미국의 정책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적인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한국은 유럽이나 일본보다 미국의 정책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는 팬데믹 이후 세계 증시가 정상적인 사이클로 회귀한 2022년 10월 이후 더욱 두드러진다. 미국 S&P500지수는 그 이후 현재까지 63% 상승했고 유로스톡스50지수는 48%,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50% 상승한 반면 한국 코스피지수는 2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렇게 '차별적 디커플링' 현상 뒤에는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 반도체와 자동차에 편중된 산업구조, 기업 지배구조 문제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내수시장 축소도 큰 영향을 미쳤다.

우리 경제가 단단하지 않으면 침식당하고 에베레스트는 주변의 침식으로 더욱 높이 솟아오를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산업 다각화, 기술혁신, 더 나은 거버넌스 체계로의 변화가 절실하다.(이윤학 전 BNK자산운용 대표이사)

이윤학 전 BNK자산운용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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