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 롯데, 7조 쏟아 ‘쇼핑몰’로 돌파구

김윤주 기자 2024. 10. 2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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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쇼핑몰 모델로 ‘타임빌라스’ 제시
롯데백화점이 2030년까지 7조원을 국내외 쇼핑몰 사업에 투자한다. 사진은 인천 송도에 조성하는 쇼핑몰 타임빌라스의 조감도. /롯데쇼핑

롯데백화점이 2030년까지 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24일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백화점, 아웃렛, 쇼핑몰 등이 포함돼 있는 구조인데, 이번 ‘7조원 투자 계획’의 핵심은 백화점이 아닌 쇼핑몰이다. 인천 송도, 대구 수성, 서울 상암, 전북 전주 등에 신규 쇼핑몰을 세우고, 기존 7개의 아웃렛을 재단장해 쇼핑몰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그간 백화점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해온 롯데백화점이 거듭되는 위기 신호에 체질 변화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백화점은 롯데그룹의 성장을 이끈 핵심 사업이었다. 문제는 백화점의 영업이익이 감소 추세를 보이는 데다 향후 성장 가능성도 낮다는 것이다. 올해 2분기 롯데백화점은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한 808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9.7% 감소했다. 더욱이 이커머스, 면세점, 세븐일레븐 등 다른 유통 부문도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그룹 내에 비상 경영이 일반화하는 등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백화점은 돌파구를 쇼핑몰에서 찾겠다는 전략이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백화점은 2030년까지 성장률이 2%에 그치는 반면 쇼핑몰은 17%의 높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쇼핑몰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현재 롯데백화점의 쇼핑몰 매출은 전체의 1% 수준에 불과한데, 이를 최대 3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롯데월드몰과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등이 고성장을 기록하면서 쇼핑몰 사업에 대한 확신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월드몰은 롯데백화점이 운영을 시작한 2021년 이후 매년 25%씩 성장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쇼핑몰 전략의 핵심으로 새 브랜드 ‘타임빌라스’를 밀겠다는 계획이다. 이름에서도 드러나듯 백화점인지 마트인지 알 수 없는 곳이지만, 패션·먹거리·놀거리 등이 한데 어우러진 복합 공간으로 만들어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은 빠르게 대응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쇼핑 환경의 변화 속에서 인·허가 등 행정적인 절차를 거칠 시간을 허비하지 않기 위해 우선 7곳의 아웃렛을 쇼핑몰인 타임빌라스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더해 해외에서도 신규 출점 등을 통해 쇼핑몰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롯데백화점은 타임빌라스 수원을 정식 오픈했다. 롯데백화점의 기대를 증명하듯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도 이곳을 직접 찾았다. 롯데백화점 정준호 대표는 “타임빌라스는 쇼핑만이 아니라 엔터, 숙박, 업무, 문화 등 다양한 경험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호텔, 건설, 물산, 월드, 유니클로 등 롯데그룹 내 여러 콘텐츠를 활용해 대규모 복합단지를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이 타임빌라스라는 브랜드로 쇼핑몰에 중점을 두듯 백화점 업계는 ‘백화점답지 않은 백화점’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더현대 서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하우스 오브 신세계 등 경쟁사들도 앞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지갑을 열게 하기 위해 투자를 거듭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의 백화점에 머물러서는 내리막길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는 걸 업계에서 모두가 다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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