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SM 아이돌 품평 보고서 논란에 사과…'법적대응' 입장 해명
민형배 의원 "국감에 증인으로 나와 이렇게 대응하면 안되다" 지적
전재수 위원장 " 하이브 측에 다시 공식 입장을 요구해라"
[마이데일리 = 김하영 기자] 연예기획사 하이브가 국정감사 도중 "유출 세력에 책임을 묻겠다"고 입장을 낸 것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김태호 하이브 최고운영자(COO) 겸 빌리프랩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하이브와 빌리프랩에 대한 질의에 응답했다.
그는 "제가 국감장에 있는 동안 배보된 입장문이 부적절했다는 지적 겸허히 받아들인다.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린다"며 "저희 입장을 묻는 언론 문의가 빗발쳤고 일일이 입장을 전달드리기 어려울 정도로 문의가 많은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국정감사에서 다뤄지지 않은 내용과 국정감사에서 모자이크 처리된 내용이 그대로 노출되는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왜곡 및 확산되는 속도가 상당하다고 판단됐다"며 "이에 입장문 게재를 통해 언론 문의에 신속히 답변하고 올바르지 않은 정보가 확대 재생산되는 것을 막고자 긴급히 올리게 된 것으로 확인을 했고 결코 국회를 경시하고자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마지막으로 "국정감사 진행 중 입장문을 낸 것은 당사의 명백한 불찰이다"라고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국민의 힘 박정하 의원은 "회사 입장문 중 ‘외부에 유출한 세력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대목이 있는데 굉장히 위협적인 표현이고 회사 내에서 자유로운 토론이나 내부 논의를 막아버리는 듯한 느낌이 있다”고 했다.
또한 ‘제보자 색출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당연히 필요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당 부분을 확인해서 책임을 지고 적절한 조치를 취한 후 공유하겠다. 본사에서는 실제 상황과 맞지 않은 부분을 언급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나가면 안됐다고 생각하며 지적한 부분 반영 수정하겠다"며 "내부에서 건전한 비판을 하는 이들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내부자를 색출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답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김 대표에게 하이브 공식 입장문에 대해 "외부에 유출한 세력에게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은 무엇인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김 대표는 "입장문에 대해 알지 못하며, 국감 중에 입장을 내라고 한 적도 없다"고 답했다.
민 의원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국감이 진행되고 있다. 김 대표는 증인으로 출석해 충분한 발언 기회를 가졌다. 이런 대응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대표는 "하이브 입장문을 보지 못했다. 정보가 전혀 없다"고 재차 해명했다.
전재수 위원장은 "국감 도중 입장문을 내서 질의응답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은 무책임하다. 하이브는 K콘텐츠를 이끄는 중요한 회사인데, 국회를 경시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입장문을 재검토해 하이브 측의 공식 입장을 다시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이브는 논란이 된 입장문을 삭제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하이브의 내부 보고서에 타 연예기획사 아이돌을 비방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논란이 됐다. 공개된 자료에는 "멤버들이 한창 못생길 나이에 데뷔했다", "성형이 너무 심하다", "외모나 섹스어필이 두드러진다" 등의 표현이 담겨 있었다.
특히 민 의원은 하이브가 업계를 모니터링해 작성하는 공적인 문서임에도 불구하고 타 연예기획사 아이돌을 비방하는 등 질 낮은 표현이 포함돼 있음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문서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며, 모니터링 자료를 다수 검토한 바 있다. 해당 자료는 하이브의 공식적인 판단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이브 측은 해당 보고서에 대해 "커뮤니티 내용을 모아둔 것일 뿐, 회사의 공식 입장이 아니며 외부에 유출한 세력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김 대표는 표절 의혹 및 음반 밀어내기 논란에 대해 “송구하다. 올해 일어난 일련의 일들로 피로감을 드렸다. 이런 문제 반복되지 않도록 잘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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