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 사각지대 조명한 하니의 국정감사 출석...그 성과와 한계는?
지난 15일, 아이돌 그룹 '뉴진스'의 멤버 하니(팜하니)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하여 아이돌의 직장 내 괴롭힘 문제에 대해 호소를 했습니다.
자칫하면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는 노동 문제와 인권 문제에 그녀의 출석은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진정 조명 받아야 할 중요한 노동 현안들이 가려졌다는 비판도 함께 제기되었습니다.
유명인을 통한 사회 문제 조명
15일 국정감사에서 안호영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은 "기술·사회 변화 속에서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이들 중 많은 이가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고, 오늘 증인 신문은 이들의 현실을 다루기 위한 것"이라며, 근로계약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직장 내 괴롭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의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하니의 출석은 연예인 등 특수고용직 종사자의 노동 인권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도 "얼마 전에 아이돌 소속사 대표가 폭언과 성추행을 했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유명한 분이기 때문에 국정감사에서 논의가 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논의조차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라며 특수고용직에 대한 법적 사각지대를 지적했습니다.
안호영 위원장은 "근로계약자가 아니라고 직장 내 괴롭힘에 노출돼도 된다고 볼 수 없다"며 노동부에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이에 김유진 노동부 정책실장은 "현행 근로기준법상으로는 하니와 같은 경우에 적용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답해, 법과 제도의 미비점을 꼬집었습니다.
유명인 등장, 국정감사의 득과 실을 다시 생각하다
국정감사 중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정인섭 사장은 하니와 웃으며 셀카를 찍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정 사장은 중대재해로 인한 노동자 사망 사고 관련 증인으로 출석한 자리였기에, 이러한 행동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은 국감 도중 노트북에 뉴진스 캐릭터 스티커를 붙인 채. 김건희 여사가 하이브의 일자리 으뜸기업 선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는 하니의 출석을 정치적 공방의 소재로 활용한 사례로 보입니다.
다른 상임위에서도 논란이 있었습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하니의 출석 현장을 촬영한 사건으로 여야 간 충돌이 발생해 회의가 중단되는 등 파행을 겪었습니다. 이로 인해, 국정감사에 유명인이 출석하는 것이 본질적인 논의를 흐리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본질을 다시 짚다"…문제 해결과 개선의 필요성
하니의 국정감사 출석은 노동법의 사각지대를 드러내고,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였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확히 가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건의 본질이 흐려질 우려도 남아 있습니다. 하니는 국정감사 중 "오해라면 풀고 싶다"고 말하며, 진실 규명의 중요성을 말했습니다.
'하니 출석'…국정감사 본질 재조명
그러나 국정감사라는 중요한 자리에서 본래 논의해야 할 노동 이슈들이 제대로 다뤄지지 못하거나 정치적 공방의 소재로 변질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연예인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노동자가 인간으로서 존중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국회와 정부, 그리고 사회 전체의 과제입니다.
이슈몰이와 보여주기식 국감이 아닌 국정감사를 통해 노동법 사각지대의 문제를 더 깊이 있게 논의하고, 실제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더욱 철저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YTN 이형근 (yihan305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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