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올라탔다”…삼성보다 잘나가는 이 회사, 신무기로 날개 달았다는데
‘AI 괴물칩’ 엔비디아 GPU에
고성능메모리 HBM 독점공급
경쟁사보다 기술력 1년 앞서
12단 신제품 4분기 양산 시작
고객사별 물량·가격협의 완료
내년엔 6세대 HBM4로 승부
24일 발표된 SK하이닉스 3분기 영업이익은 7조 30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40%에 달한다. 시장 전망치인 6조 8000억원을 뛰어넘었다. 이 추세라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담당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을 연간 흑자 영업이익 기준으로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종전 메모리 산업에서 경쟁은 주로 회로 선폭을 줄이는 데 있었다. 이른바 선공정 경쟁이다. 하지만 AI 시대가 펼쳐지면서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AI 칩은 막대한 데이터를 다뤄야 하므로 용량도 용량이지만, 속도가 중요하다. 단순히 용량 증가뿐만 아니라, 병렬 처리 능력과 데이터 전송 속도가 핵심 경쟁력이 된 것이다. 이 때문에 디램 다이(단층)를 쌓는 적층 기술과, 단과 단 사이에서 발생하는 발열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관리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HBM 5세대 제품인 HBM3E 8단을 업계 처음으로 엔비디아에 공급했다. 이어 12단 제품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4분기에는 예정대로 HBM3E 12단 제품을 출하하겠다”면서 “내년 상반기 중으로 12단 제품 비중이 전체 HBM3E 출하량의 절반 이상으로 증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강욱 SK하이닉스 PKG개발 담당 부사장은 이날 ‘반도체대전 2024’에서 ‘AI 시대 반도체 패키징의 역할’이라는 발표를 통해 “SK하이닉스 내에서 HBM은 하이닉스 베스트 메모리라고도 부른다”면서 “HBM 4개가 디램(GDDR6) 12개에 상응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SK하이닉스는 HBM4를 내년 말까지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부사장은 “HBM3E는 12단인데 HBM4는 16단이 될 것”이라며 “고객사를 위해 적잖은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작년 디램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10%대, 3분기에는 30%로 크게 늘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김규현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부사장)은 “HBM은 일반 디램과 달리 장기 계약 구조로 2025년 고객별 물량과 가격 협의가 대부분 완료됐다”며 “내년 HBM 수요는 AI 칩 수요 증가와 함께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탄력적 생산을 시사했다. 그는 “HBM3E의 공급 증가를 위해 선단 공정 전환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추가적인 수요에 대응하기에는 현재의 생산 여력에 한계가 있어 HBM3E의 수요 증가에 맞춰 디램 생산을 줄이고 HBM3E의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4세대 제품인 HBM3와 DDR4에서 활용하던 종전 공정을 선단 공정으로 전환해 5세대인 HBM3E 생산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HBM이 디램을 이끌었다면, 기업용 고성능 저장 장치(eSSD)는 낸드를 견인했다. eSSD는 3분기 낸드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SK하이닉스는 관계자는 “수익성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가 늘며 D램과 낸드 모두 평균판매단가(ASP)가 전 분기 대비 10%대 중반 올라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4분기와 내년 전망도 밝은 편이다. HBM 기술력 면에서 SK하이닉스는 경쟁사 대비 1년 이상 앞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4분기 디램 가격 상승은 주춤할 전망인 데 반해, HBM 가격은 두 자릿수 이상 상승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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