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부산항 ‘선박 무덤’…흉물 폐선 쫓아낼까?

노준철 2024. 10. 24.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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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부산] [앵커]

기름 찌꺼기부터 쓰레기 더미, 녹슬고 부서진 선체까지 부산항 안에 '선박 무덤'이 있습니다.

바로, 물양장입니다.

오랫동안 흉물로 방치된 선박이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데요,

항만 당국이 강제 집행에 들어갑니다.

노준철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수심 4.5m 이하, 주로, 작은 선박이 접안하는 시설인 부산항 물양장.

낡은 선박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선령 40년을 넘긴 방치 선박 위에 올라가 봤습니다.

선체는 흉물스럽게 녹슬어 부식이 진행 중이고, 악취를 풍기는 쓰레기 더미가 가득 쌓여 있습니다.

지난달(9월) 집중 호우 때 침몰해 기름 유출 사고를 일으킨 또 다른 유류운반선.

기관실 덮개를 열어 보니 기름 찌꺼기가 50톤가량 쌓여 있어, 해양 오염 2차 사고 우려가 여전합니다.

[물양장 선박 선원/음성변조 : "기름이 뜨다 보면 모든 배에, 접안된 배에 기름이 와서 붙잖아요? 유화제 처리도 못 합니다. 그게 2차 해양 오염을 시키거든요."]

최소 6개월 넘게 방치된 이런 장기계류 선박은 4, 5물양장과 봉래물양장을 중심으로 부산항에만 모두 176척.

선주 사망과 투병 등으로 연락이 끊겼거나 업체 파산에 따른 압류로 인해 선박을 처리할 방법이 법적으로 얽히고설킨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오덕수/부산항만공사 항만운영실 차장 : "선박의 관리 책임이 일차적으로 선주에게 있기 때문에, 사유 재산이기 때문에, 그걸 마음대로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게 문제점입니다."]

장기계류 폐선의 관리는 항만공사가, 이동 명령은 해양수산청이, 공유 수면 오염은 해양환경공단이 사고 대응은 해양경찰이 맡고 있는 상황.

그동안 따로따로 대응하다 해법을 떠 미루던 관계 당국이 뒤늦게나마, 머리를 맞대, 폐선을 강제로 쫓아내기로 했습니다.

행정대집행이 이뤄지면 전국 첫 사례입니다.

[김민룡/부산해양수산청 해양수산환경과 : "노후화로 인한 침몰과 해양오염 우려가 높은 고위험 선박 7척부터 강제 이동 조치를 할 것이고요, 이에 따른 비용은 선주에게 청구할 계획입니다."]

'선박 무덤'이라는 오명 속 부산항 물양장이 제 기능을 되찾을지, 항만 당국이 흉물 방치 폐선 퇴출에 들어갔습니다.

KBS 뉴스 노준철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그래픽:조양성

노준철 기자 (argo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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