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통해 북괴군 폭격" 국힘 의원 문자에 국방위 '파행'(종합)
국방장관 "ABC 몰라" 발언에 소동…무릎 꿇은 대남방송 피해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국회 국방위원회는 24일 종합 국정감사에서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에게 '우크라이나에 협조를 구해 파병된 북한군을 공격하자'고 제안하는 내용의 문자가 공개되면서 결국 파행했다.
이날 한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한 의원은 메시지에서 "우크라이나와 협조가 된다면 북괴군 부대를 폭격, 미사일 타격을 가해서 피해가 발생하도록 하고 이 피해를 북한에 심리전으로 써먹었으면 좋겠다"고 신 실장에게 보냈다. 그러자 신 실장은 "넵 잘 챙기겠다"고 답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저는 국방위에서 이 회의를 긴급회의로 전환시켜서 결의를 해야 될 사안이라고 본다"며 "한동훈 대표가 제명해야 될 사안"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김 의원은 앞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이날 오전 연락관을 파견하게 될 것이라고 답한 것에 대해서도 "교감이 있었느냐"고 몰아세웠다.
한기호 의원은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을 한 것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비판도 못 하는 (야당) 위원들이 국회의원 개인의 텔레그램 가지고 이것을 악마화하는데 제가 봐서는 참 가소롭다"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냈다.
야당 의원들이 정회하지 않으면 단체로 퇴장하겠다고 강하게 항의하면서 정회했다.
장외 투쟁으로 이어진 문자 논란…"전쟁 조장" vs "북한에 놀아나"
민주당 소속 국방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신북풍'으로 규정하고 "국민의힘은 즉각 전쟁을 조장한 한기호 의원을 제명하고, 대통령실은 신원식 안보실장을 즉각 해임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소속 국방위원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심리전'을 해도 모자랄 분들이, 도리어 북한의 '영향공작'에 놀아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국방위원회에서 자중지란(自中之亂)의 공세를 펴는 것을 즐길 대상은, 김정은과 푸틴밖에 더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속개 시간이 예정보다 30분 넘게 지났음에도 야당 의원들이 돌아오지 않자, 국방위는 여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 진행됐다. 한기호 의원은 "심각한 피해가 발생해야지만 그제야 참전한 것을 인정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제가 아이디어를 얘기한 것인데 이것을 무슨 신북풍이라고 얘기하는지 모르겠다"며 "앞으로도 제가 오늘 발언한 내용에 대해서도 제가 책임지고 제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방장관 "ABC도 모르고 질문해"…野 "싸우자는 거냐"
앞서 여야는 이날 오전에도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박범계 민주당 의원의 대통령실 이전과 관련한 질의에 "창피한 게 아니라 의원님이 창피한 것 같다. A, B, C도 모르고 질문하시는 것 보니까 정말 너무하신 것 같다"고 말하면서 충돌했다.
박 의원이 "A, B, C도 모른다니"라고 반발하자 김 장관은 "앞뒤도 모르고 질문하고 계신다. 이게 누구 건지도 모르고 질문하시지 않느냐라며 "저는 거기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데 관여한 것도 없는데 그거 따지시려면 기획재정부나 행정안전부에 따지셔야 한다"고 말했다.
부승찬 민주당 의원은 "이거 솔직히 싸우자는 얘기밖에 더 되냐. 우리 맞은편에 앉은 국민의힘 의원들께 저도 막 할까"라며 "막 나가자는 거냐. 정회하자. 이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한기호 의원은 "수감 부대나 지휘관이나 국무위원이 범죄자냐. 왜 범죄자 취급을 하느냐"라며 "저는 이 (일의) 탓이 수감 받는 쪽에 있는 게 아니라 질의하는 쪽에도 분명히 있다"고 두둔했다.
이날 종감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동원된 북한군 파병과 관련한 윤석열 정부의 책임을 놓고도 여야 간 공방이 이뤄졌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러시아와 북한의 이해관계가 맞은 것이 일차적이고, 이차적인 것은 윤 정부 외교정책의 실패"라며 "우크라이나 가서 러시아 적대국으로 선언하고, 포탄을 우회 지원하고 이렇게 되니까 대형 참사, 외교 참사, 안보 참사가 일어나는 것이다. 윤 정부는 여기에 대한 역사적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종득 의원은 "김병주 위원께서 북한 파병을 윤 정부의 외교 참사라고 주장했는데 이것은 논리적 오류이자 편향된 시각"이라며 "6·25 전쟁 시에 우리나라가 누란의 위기에 있을 때 많은 우방국이 참전해 줌으로써 대한민국이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무릎 꿇은 대남방송 피해자…"소음으로 일상 무너졌다"
이날 감사에서는 참고인으로 출석한 대남방송 소음 피해 주민이 정부 측을 향해 무릎을 꿇으며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두 아이의 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한 피해 주민 A 씨는 "방송 소음으로 인해서 저희 일상은 무너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대한민국 안보라는 것은 그야말로 우리 국민을 지키기 위한 일이라는 믿음을 최전방에 사는 주민들에게 드려야 되지 않겠냐"라며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좀 해달라"라고 요청했다.
이에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위원장은 "정부가 뾰족한 수가 있는지 없는지, 과학적 방법이 있는지 없는지는 우리가 점검해 봐야 하겠다"고 말했다.
master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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