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코앞 ‘공화 텃밭’ 가는 해리스…지지율 후퇴 속 내부 우려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3일(현지시간)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파시스트”로 재차 규정하고 대통령직 수행에 부적합하다고 밝혔다. ‘반트럼프’ 정서를 공략해 중도 성향 공화당원들과 부동층 표심을 차지하려는 행보로 풀이되지만 최근 지지율이 주춤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전략인지를 놓고 의문도 제기된다.
이날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CNN방송이 주최한 타운홀(유권자와의 만남)에 참석한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파시스트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전직 군 고위 인사들을 거론하며 “그들은 트럼프가 미국 헌법을 무시하며, 다시는 대통령직을 수행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들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반감을 가진 중도·온건 성향 공화당원 및 부동층 유권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공화당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과 벌인 러스트벨트(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 3곳 순회 유세가 단적인 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도권을 쥐고 가는 흐름 속에 해리스 선거대책본부 내부에서도 선거 전략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의회전문매체 더힐이 전했다. 예를 들어 해리스 부통령은 전날부터 이틀 동안 유세 대신 언론 인터뷰 일정을 소화했고, 24일에 경합주 조지아주를 거쳐 25일에는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주에 간다. 교외 지역 여성 및 고학력자들에게 소구할 수 있는 임신중지권 이슈를 부각한다는 계획이지만, 선거를 코앞에 두고 승산이 거의 없는 텍사스 방문이 시급한 것이냐는 의문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합주 여론조사나 예측 모델 등에서 힘을 받는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여론조사 전문가인 네이트 실버는 이날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경합주 초박빙 여론조사 결과를 고려하면 “50 대 50이 유일하게 책임 있는 예측”이라면서도 “내 직감이 어떠냐고 묻는다면 트럼프(가 이길 것이)라고 답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공개된 시카고대 여론조사(18~40세 유권자 대상) 결과에 따르면 흑인 남성 응답자의 26%, 히스패닉 남성은 44%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흑인 여성 12%, 히스패닉 여성 25%만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힌 것에 비하면 2배가량인 수치다. 흑인과 히스패닉 남성의 민주당 지지 이탈을 보여준다. 2020년 대선에서 흑인 92%, 히스패닉 59%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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