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아동 치료 언감생심…“후원금 마련해 겨우겨우”
[KBS 광주] [앵커]
학대와 방임으로 보호시설에 맡겨진 아이들의 정서적 위기 실태에 대한 기획보도 순서입니다.
학대 피해로 아동보호시설에 맡겨진 아이들은 발달 시기를 놓쳐 장기적으로 일상생활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제도적 지원은 크게 부족합니다.
김정대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동보호시설에서 지내는 A양, 또래보다 발 근육 발달이 더딥니다.
부모의 방임으로 발달 시기를 놓쳤기 때문입니다.
A양은 이 시설에서 재활치료를 받으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한 칸만 더, 여기 한 칸만 더. 잘 올라가네. (응.) 오, ○○이 정말 높이 올라갔어."]
일부 아동보호시설은 이처럼 언어 재활이나 미술치료로 아이들의 치료를 돕고 있습니다.
[이잎새/미술심리상담사 : "상담을 통해서 현재 아이가 정말로 느끼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고. 거기 안에서 서로 해결책을 찾아가고..."]
하지만 대다수 시설은 이런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학대로 인한 입소 비율은 크게 늘었지만, 예산과 인력 등 제도적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유순자/○○아동양육시설 원장 : "(23명 가운데) 총 17명 정도 외부에 심리치료센터나 언어치료를 이용해야 하는 아이들이 있는데요. 10월까지 하면 월 한 370만 원에서 380만 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되고..."]
결국 각 시설이 자체적으로 후원금을 마련해 해결해야 하는데, 그게 어려울 경우 치료를 포기하거나 방치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김요셉/한국아동복지협회 회장 : "아동복지는 어느 곳에 있는 아이들이든지 똑같은 혜택을 받아야 하니까. 아이들을 위한 삶의 질과 관련된 사업비 영역이 정부 예산으로 지원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보입니다."]
상처 입은 채 시설에 맡겨져 성인이 되면 또 다시 홀로서기에 나서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시설 보호 단계에서 제때 회복이 이뤄져야 성공적인 자립이 가능하다고 강조합니다.
KBS 뉴스 김정대입니다.
촬영기자:신한비
김정대 기자 (kongmye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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