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낙태권 격하 후에 낙태 더 늘어…금지주도 대부분 ↑

김재영 기자 2024. 10. 24.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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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헌법으로 보장받던 임신중절 권리가 없어지자 오히려 임신중절의 낙태 건이 늘었다고 23일 미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낙태를 법으로 거의 원천 봉쇄한 13개 주 중 10개 주에서 2020년보다 2023년에 더 많은 낙태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미 연방 대법원은 2022년 6월에 49년 동안 누구도 건들 수 없는 헌법적 권리로 인정하던 임신 여성의 낙태 권리를 헌법 지위에서 축출하고 각 주의 의회가 정할 사안으로 격하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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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미 인허 낙태 경구약제 미페프리스톤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미국에서 헌법으로 보장받던 임신중절 권리가 없어지자 오히려 임신중절의 낙태 건이 늘었다고 23일 미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낙태를 법으로 거의 원천 봉쇄한 13개 주 중 10개 주에서 2020년보다 2023년에 더 많은 낙태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미 연방 대법원은 2022년 6월에 49년 동안 누구도 건들 수 없는 헌법적 권리로 인정하던 임신 여성의 낙태 권리를 헌법 지위에서 축출하고 각 주의 의회가 정할 사안으로 격하시켰다.

이에 그 전부터 임신 6주~15주 이후의 낙태를 불법으로 형사 처벌하는 법률을 통과시키고도 헌법 때문에 공포하지 못했던 친 공화당의 보수적 13개 주 정부는 즉각 이 낙태 불허의 주 법률을 실행시켰다.

이들 주는 금지 법을 더 강화해 대부분 태동이 느껴질까 말까하는 6주 이후 낙태를 금하고 나아가 강간, 근친상간의 경우도 낙태를 할 수 없도록 해 '거의 낙태 절대금지' 주가 되었다. 또 대여섯 주가 여기에 합류했다.

친 민주당의 20여 개 주는 이전 헌법적 권리 때처럼 임신 만기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23~24주까지 낙태를 허용한다는 법률을 내놓았다.

낙태 금지 주들이 처벌하는 대상은 낙태 임신 여성이 아니라 이를 시술해주는 의사와 의료기관이여서 1973년 헌법적 권리로 인정 받기 전의 불법낙태 임신여성 처벌과는 큰 차이가 있다.

6주 후 낙태를 금하는 주에서 임신 여성이 낙태를 하려면 낙태 허용의 다른 주로 여행 가서 직접 시술 받는 방법과 연방 기관이 인허한 낙태 약을 다른 주의 의사로부터 처방 받아 손에 넣어 집에서 복용하는 방법이 있다.

한때 텍사스 주에서는 낙태하기 위해 다른 주로 가는 여성을 차에 태워주는 사람을 처벌한다는 말도 있었지만 여행 낙태를 막지 못했다.

텍사스, 오클라호마, 아이다호 주를 제외한 10개 금지 주에서 낙태가 더 많아진 데는 낙태 약이 큰 역할을 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2001년 세계 최초로 미페프리스톤이라는 낙태 약을 인허했다. 그러나 'R-486'으로 알려진 이 약은 임신 여성이 직접 의사를 찾아가서 처방을 받고 거기서 약을 직접 수령해야 하는 제한이 있었다.

우연찮게 FDA는 낙태권 격하 1년 전이고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직후로 코로나가 창궐할 때인 2021년 낙태약 구입도 코로나 치료약처럼 의사 직접방문 대면이 아닌 원격진료 처방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거기다 약도 의사가 여성에게 우편 전달할 수 있도록 해 중절을 원하는 여성은 의사 얼굴 한 번 못지 않고도 낙태약을 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때 의사는 다른 주 여성도 원격진료 및 약제 전달을 할 수 있는 '방패'의 보호 조치도 받았다. 모두 코로나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13개 주 중 10개 주가 늘어난 만큼 미국 전체 50개 주 통틀어서도 낙태 증가가 확연하다. 타임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6개월 동안 미국서 총 58만7000건의 임신중절이 행해졌다. 이는 1년 전인 2023년 상반기에 비해 12%가 늘어난 것이다.

이 추세라면 올해 미 전체 낙태 건 수는 100만 건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17년에 집계된 미 전체 낙태 건 수 86만 건을 많이 상회하는 규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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