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개입 말라’ 엄포 속 윤 ‘살상 무기’ 첫 언급
우크라 지원 단계별로 시행 시사
러 하원 ‘북·러 조약’ 만장일치 가결
러시아 정부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는 한국 정부에 ‘가혹한 대응’을 거론하며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북한군 러시아 파병 보도는 허위이자 과장된 정보라고 부인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군 활동 여하에 따라 (살상무기 지원을) 검토해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한국 정부의 최근 발표와 관련해 “러시아는 우리 국가와 국민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모든 조치에 가혹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조치는 가시적일 수 있다”며 “한국 당국이 신중하고 상식적으로 판단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또 “한국이 우크라이나 분쟁에 참여했을 때 한국 안보에 발생할 수 있는 결과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는 공격용 무기 제공을 포함한 단계적 우크라이나 지원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북한군 파병설에 대한) 한국 정부의 반응이 당혹스럽다”며 “한국 정부는 ‘테러 정권’인 우크라이나에 놀아나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관련 각종 보도를 두고는 “허위·과장 정보”라고 일축했다.
러시아 하원(국가두마)은 24일 북한과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 조약)을 비준했다. 북·러 조약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맞물리면서 양국 간 군사밀착이 가시화되고 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하원은 본회의 첫 번째 안건으로 올라온 북·러 조약 비준안을 심의하고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4일 북·러 조약 비준안을 하원에 제출했다. 지난 6월 푸틴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계기로 체결된 이 조약은 쌍방 중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면 다른 쪽이 군사원조를 제공하고 안보협력을 심화한다는 내용을 포함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연 뒤 공동 언론 발표를 하며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러한 부분에서도 더 유연하게 북한군의 활동 여하에 따라 검토해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특수군을 우크라이나 전장에 파견하면 (정부는) 단계별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또 한반도 안보에 필요한 조치들을 검토해놓고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진·정희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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