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의혹에 1쪽짜리 성과 평가…‘엉터리’ 해외 연수 보고서

이지현 2024. 10. 24.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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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 [앵커]

전북교육청이 시행한 각종 해외 연수 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다른 글을 베껴온 듯 표절 의심 문장이 수두룩하고, 고작 1쪽으로 성과 평가를 갈음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지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북교육청 유치원 교원 역량 강화 독일 연수 보고서.

독일 교육의 특징을 설명하는 첫 문장은 '모든 사람은 자신의 출신 배경이나 능력에 상관없이 원하는 교육'으로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 문장은 지난 2014년 한국교육개발원이 작성한 글과 사실상 같습니다.

다른 문장들도 기관이나 인터넷 블로그 등에서 작성된 글과 비슷하거나 똑같은 경우가 허다합니다.

신문사 기고문과 같은 문구를 사용하는 등 개별 소감문들에서도 표절이 의심되는 문장들이 보입니다.

싱가포르로 다녀온 전북교육청의 또다른 연수 보고서.

현지 연수 결과를 설명하면서 타 시도 교육청 소식지 등에 실린 문장을 셀 수 없이 반복합니다.

[○○대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완전히 Ctrl C(복사), Ctrl V(붙여넣기) 수준, 이거는 완전히 베꼈네요."]

성의라곤 찾아볼 수 없는 보고서도 여럿 확인됩니다.

중등교사 수업 전문성 신장 호주 연수 보고서.

전체 열네 쪽을 가득 채운 건 연수 계획과 일정, 활동 사진, 보도자료 제목 등이고, 연수 성과 평가는 단 한 쪽에 불과합니다.

부실 보고서가 속출하는 이유는 바로 사후 검증이 허술하기 때문입니다.

연수를 마치면 먼저 정부의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보고서를 올리지만 평가를 따로 받지 않습니다.

성과 발표회도 진행하지만, 연수 참가자 중심으로 진행하고 역시 평가는 없습니다.

성과 발표는 자료집 배부로 대체하기도 하는데, 표절 검증 절차가 아예 없습니다.

[이병철/전북도의회 교육위원 : "연수 사후 형식적인 검증이 관례가 돼서 도덕성이 너무 무뎌져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외유성 논란으로 시작해 자문위 책임론과 엉터리 사후 보고까지, 전북교육청 해외 연수가 총체적 부실 논란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현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이지현 기자 (id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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