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연예인 출입문’, 특혜 이어 서열화 시끌
“변우석은 되고 임영웅은 안 되냐”…인국공 “신청하면 돼”
‘연예인 전용 출입문’ 논란을 빚고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가 국회 국정감사를 피해 공항 내 연예인 출입과 관련한 계획을 내놓으면서 ‘꼼수’ 발표라는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특히 연예인 전용 출입문을 제공한다는 공문을 대형 연예기획사 위주로 발송해 중소형 기획사 차별 논란도 제기됐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종합감사에서 “인국공은 국감이 끝나자마자 연예기획사에 ‘아티스트 출국 시 협조요청’이라는 제목으로 ‘연예인 전용 출입문을 제공할 테니 이를 이용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면서 “국감 내내 ‘과잉경호’ ‘황제경호’ 등을 지적할 때는 아무 말이 없다가 국감이 끝나자마자 슬그머니 나왔다”고 지적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인국공 국정감사는 지난 22일 진행됐다. 지난 7월 배우 변우석씨가 출국하는 과정에서 팬을 비롯한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민간 경호원들이 공공시설인 공항 출입문을 임의로 통제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공항 내 안전 문제 및 연예인 과잉경호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감 당시 관련 질의가 이어졌으나 인국공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고, 국감 다음날인 23일 공문을 연예기획사에 발송한 것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전 의원은 “국민은 (연예인 전용 출입구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고, 연예인의 서열화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공문 수신자가 대부분 대형기획사인 점도 지적했다. 그는 “공문 발송한 곳을 보면 소형 소속사는 있지도 않다”며 “임영웅이 속해 있는 ‘물고기뮤직’에는 발송하지 않았는데, 공문 수신자를 보니 주로 대형 기획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변우석은 되고 임영웅은 안 되는 거냐”며 “국감이 끝나자마자 공문을 보낸 건 국회를 우습게 본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학재 사장은 “‘연예인 전용 출입구 지정’은 지난 국정감사 때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지적사항이었다”면서 “변우석 사건을 겪으면서 출입구 분리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준비하던 것으로, 국감을 피해 연예인에게 특혜를 주려 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인국공의 이번 조치는 연예인을 위한 별도의 출입문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사용 희망 시 사전에 신청 공문을 제출하면 된다. 시행 시점은 오는 28일부터다.
연예인 특혜 논란이 커지자 인국공은 지난 23일 “이번 조치는 연예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현장 혼잡 상황에 대비해 공항을 이용하는 여객 및 일반 이용객들의 안전 및 편의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전에 경호원 배치 신고가 된 유명인에 한해 신청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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